자국산 모델 '고집' 크렘린궁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국산 비행기"
[북러 회담] 구식 전용기 고수하는 푸틴…소련 시절 힘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에 이어 베트남 순방에 나선 가운데 그가 탑승한 전용기 일류신(IL)-96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형 항공사들이 비행기 모델을 서구권에서 제작된 신형으로 속속 교체하고 있는 와중에도 푸틴 대통령은 구소련 시절 설계된 구식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 일류신-96은 러시아 항공업체 일류신에서 만든 기종을 장거리 비행에 맞게 개조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내부 장식도 호화롭게 꾸민 것으로 알려져 있다.

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달아 방문했을 당시에도 일류신-96을 선택했다.

그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위해 핀란드를 찾았을 때도 일류신-96을 이용했다.

NYT는 과거 일류신 기종을 사용했던 러시아의 양대 항공사인 에어로플로트와 로시야도 최근에는 이 기종을 비행에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푸틴 대통령은 자국에서 생산된 이 모델에 대한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보기에는 구식 비행기를 고집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중요한 국면마다 일류신-96에 오르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평가했다.

구소련 시대에 설계된 이 비행기를 통해 대외적으로 러시아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NYT는 또한 최근 이란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사울로스 칠리마 말라위 부통령이 항공 사고로 숨진 만큼 푸틴 대통령이 애용하는 국산 항공기는 믿을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필요성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잇따른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러시아 대통령은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국산 항공기를 이용한다"고 답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