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으로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애플이 DMA를 위반한 것으로 최종 결정되면 하루 매출의 최대 5%인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벌금으로 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플랫폼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DMA를 애플이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기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앱 장터인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제재가 확정되면 애플은 DMA 위반으로 기소되는 첫 기업이 된다.

DMA 제재 대상 기업은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글로벌 시장 하루 매출의 최대 5%를 매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은 세계에서 하루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벌금으로 매일 5000만달러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EU 집행위가 겨냥한 빅테크는 애플만이 아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조사하고 있다. 구글이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구매 방법을 알리는 걸 금지했는지 조사 중이다. 또한 검색에서 구글 쇼핑·항공·숙박이 먼저 노출되도록 해 ‘자사 우대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메타에 대해선 광고 목적 데이터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용료를 내도록 한 정책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 중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