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FOMC 동시 발표…"지루한 회의 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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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화요일> 내일 5월 소비자물가(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더블헤더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내일 아침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보고서로 인해 더 많은 미 중앙은행(Fed) 멤버가 올해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를 제시할 수 있다. 1회라는 건 금리 인하가 올해 말까지 시작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라고 썼습니다. 물론 "예상에 부합한 보고서는 더 많은 위원을 두 번의 인하로 이끌 수 있다"라고 덧붙였지만요. 이 기사는 경계감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어제 AI 전략을 내놓은 애플이 사상 최고가로 폭등하면서 시장을 사수했습니다. 오후엔 미 국채 10년물 입찰에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가 중요한 더블헤더를 앞두고도 이틀째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배경입니다. 애플은 오늘 시장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어제는 AI 전략을 내놓은 뒤 2% 가까이 내렸었지만, 오늘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뛰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의 AI 전략 발표는 사실 예상대로였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뭔가는 없었죠. AI를 통한 개인화, 그리고 보안 강화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애플 사용자들의 아이폰 업그레이드를 유발하기에 말이죠.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그들에게 필요했던 모든 것을 내놓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그랬습니다.
JP모건은 "애플의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는 예상되는 업그레이드 주기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주가는 잠시 쉬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하드웨어 교체 주기는 기능 업그레이드 때문에 더 많이 주도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업그레이드해야 할 아이폰이 약 14억 개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WWDC는 우리의 기대를 약간 넘었다. 앞으로 몇 년간의 기기 교체를 촉발할 중요한 요인들을 갖추고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DA데이비슨은 "어제 WWDC에서 애플이 공개한 AI 기능들이 아이폰의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이끌 것으로 믿는다. 애플의 이전 이정표 중의 하나였던 디지털 음악이 냅스터 같은 독립형 앱에서 아이튠스 같은 소비자 앱으로 통합된 것처럼 이번 (AI를 통한 앱 간) 통합이 AI 채택을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끌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혁신성은 떨어졌지만, AI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내놓았다는 얘기입니다. 딥워터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애플에게 성장의 새로운 장이 이제 시작됐다. AI 기능들은 애플 기기를 더 가치 있게 만든다. 이런 경험들은 애플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올해 말부터 성장은 다시 애플에 돌아올 것이다. 2025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은 1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이 발표한 AI 기능을 쓰려면 아이폰15 프로나 프로맥스 이상이 필요합니다. 현재 아이폰 사용자의 5%만이 이런 폰을 갖고 있죠. 다른 95%는 올가을에 나올 아이폰 16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7%가 아이폰 11, 12, 13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3~5년 지난 모델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죠.
부정적인 뷰도 있습니다. 니덤은 "애플의 WWDC 기조연설은 소비자들이 더 빨리 아이폰을 바꿀 것이란 믿음을 강화하지 못했다. 애플은 가장 중요한 사업인 아이폰이 성장 둔화에 직면해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가장 최근 분기 아이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감소했다. 생성 AI가 아이폰 판매 촉진을 위한 애플의 최선의 희망이었지만, 기조연설은 실망스러웠다"라고 밝혔습니다. WSJ은 새벽에 'Fed의 비공식 대변인' 티미라오스 기자의 FOMC 전망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의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준금리는 5.25~5.5% 범위에서 유지될 예정이다
▶다음 금리 움직임이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암시하는 정책 성명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의미 있는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초점은 소위 '점도표'에 집중될 것이다
▶점의 분포는 수요일 아침 발표될 CPI 보고서에 의해 마지막 순간에 결정될 수 있다. 실망스러운 보고서로 인해 더 많은 위원이 올해 한 번 인하를 예상하게 될 수 있다. 또 조용한 보고서는 더 많은 위원을 두 번 인하로 이끌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전망은 FOMC 심의 결과가 아니다. 한 번 인하와 두 번 인하를 가르는 중앙값의 차이는 단 한두 명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많은 투자자는 9월까지 금리를 인하하려면 두 번 인하 제시가 필요하다고 가정한다. 중앙값 1회가 나오면 금리 인하가 올해 말까지 시작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매우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두 번 인하를 고민 중인 일부 위원은 선택 여지를 열어두기 위해 단 한 번의 인하만 적어내는 걸 계획할 수도 있다. 일부 분석가는 한 번의 인하를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하는 것이 시장의 낮은 기대치를 만들고 더 큰 (물가 안정) 성과를 낼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지 않는 한 9월은 금리 인하를 위한 가장 이른 시점이 될 것이다. 위원들은 지금부터 그때까지 3개월 동안 추가 데이터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강력한 신호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점도표에서 올해 단 한 번 인하만이 제시될 것 같은 느낌의 기사였습니다. 월가에서 나오는 FOMC 예측 보고서들도 티미라오스 기자의 기사와 비슷합니다.
UBS의 기본 사례는 점도표에 두 차례 인하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강한 5월 고용에 이어 내일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더 많은 위원이 금리 인하에서 물러설 수 있다고 봅니다. UBS는 "6월 FOMC는 7, 9, 11월 FOMC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대부분 위원이 올해 단 한 번의 25bp 인하가 적절하다고 제시한다면, 7월이나 9월에 다시 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그때까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따라서 FOMC가 6월 회의에서 올해 1회 인하가 적절하다고 제시하는 건 실질적으로 12월 전까지는 금리 인하의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CPI가 어떻게 나와야 Fed 위원들은 안심할 수 있을까요? 시장도 긍정적으로 움직일까요? 월가의 근원 CPI에 대한 콘센서스는 전월 대비 +0.28%(반올림하면 +0.3%)입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의 앤드루 타일러 마켓 인텔리전스 헤드는 5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0~0.25% 사이(확률 12.5%)에 들어오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또 0.2% 미만(확률 0.2%)이면 S&P500 지수가 1.75~2.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0.35~0.4% 사이(확률 15%)로 집계되면 시장은 1~1.25%로 내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만약 근원 CPI가 0.28% 안팎으로 나오고 점도표에 인하 횟수 2번이 찍힌다면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습니다. 주가는 급등할까요? JP모건의 타일러 헤드는 0.25~0.3%가 나오면 시장이 0.75~1.25% 오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페터슨 파생상품 이사는 "CPI 보고서와 FOMC 발표는 일부 시장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지만 최근 혼조된 경제 지표로 인해 Fed의 인내심 있는 태도를 바꿀 만큼 충분한지 확신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만큼 데이터가 약하지 않고, 경제가 재가속되고 있다고 볼 만큼 강하지도 않다. 어떤 식으로든 확고한 추세가 없으면 주가는 그 틈에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재미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에드 퍼크스 인컴 어드바이저스 CEO는 "Fed는 내일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 아주 지루한 회의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CPI든 FOMC든 게임체인저는 아니다"라는 밝혔죠. CPI도 예상과 비슷하게 나오고 FOMC에서도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점도표에 제시된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1~2회라면 그것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제로(0)만 아니면 된다. 그건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니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관측이 난무하면서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어제 4.469%까지 치솟은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아침 내내 유지됐습니다.
그런데 오후 1시에 나온 국채 10년물 경매 결과(390억 달러)가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발행 금리는 4.438%로 발행 당시 시장 수익률 4.458%에 비해 2bp나 낮게 결정됐습니다. 응찰률(Bid-to-cover)도 2.67배로 지난 6회 경매 평균인 2.50을 훨씬 웃돌았을 뿐 아니라 Fed 긴축이 시작되기 전인 2022년 초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가 74.5%에 달했습니다.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장기 국채 경매에 왜 이렇게 수요가 몰렸을까요? 한 채권 시장 관계자는 "최근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나타났다"라고 말했습니다. 부크바 리포트의 피터 부크바 설립자는 "시장은 내일 부드러운 CPI의 냄새를 맡은 것인가? 아니면 경제 성장 둔화를 걱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결국,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6.7bp나 떨어진 4.402%, 2년물은 5.1bp 내린 4.834%를 기록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를 보면 아직 경기 침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미 중소자영업자연맹(NFIB)에서 발표한 5월 중소기업 낙관주의 지수(Small Business Optimism Index)는 4월보다 0.8%포인트 상승한 90.5로 집계됐습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지난 50년 평균인 98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요. 9%를 넘는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 금리를 고려하면 낮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향후 6개월 동안의 사업 환경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면서 2021년 8월 이후 가장 덜 부정적이었습니다. 또 더 많은 기업이 고용을 늘릴 예정이라고 답(15%)했습니다. 팬데믹 초기를 빼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긴 합니다. 향후 3~6개월 동안의 자본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23%)도 3월 최저치에서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요. 인플레이션 전선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습니다. 판매 가격을 올렸다는 답변은 25%로 전월과 같았습니다. 2023년 7월 이후 한정된 범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판매 가격을 올릴 것이란 응답은 28%로 조금 더 높았지만 역시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합니다. 또 임금 압력은 상대적으로 조용해졌습니다. 보상 비용 증가를 보고한 기업은 한 달 동안 감소했으며 보상 인상 계획은 2021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NFIB 지수 반등은 경제에 대한 사업주들의 태도가 일부 개선되었음을 시사하지만, 더 큰 그림은 이 지수가 지난 2년 동안 2013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낮은 낙관주의는 꾸준하긴 하지만 온건한 경제 성장을 암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어제 발표된 뉴욕 연방은행의 5월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도 가계의 현재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금으로부터 12개월 후 경제적으로 지금과 같거나 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응답자는 78.1%로, 2021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습니다. 12개월 후 주가가 올랐을 것이라는 응답도 1.8%포인트 높아진 40.5%로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죠.
존슨레드북에서 발표한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JP모건은 체이스 신용카드 사용액을 근거로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2%나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거시경제 데이터와 Fed의 통화정책, 금리 전망, 시장 금리 등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10~15%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반면 연착륙 확률은 45~50%, 노랜딩 확률이 30~35%에 달한다고 계산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급등하기 시작하고, 오후 국채 경매 발표 이후 금리까지 급락하자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0.88%나 뛰었고 S&P500 지수는 0.27% 올랐습니다. 다우만이 0.31%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애플은 7.26% 폭등했습니다. 207달러를 기록해 올해 들어 처음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드디어 지난 1년 동안 형성해온 박스권(168~198달러)을 벗어난 것일까요.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그동안 매출 성장이 없었기 때문에 주가가 보합세를 유지했다. 이제 AI를 통해 애플의 성장세가 향후 1~2년 동안 낮은 한 자릿수에서 중간, 심지어는 높은 한 자릿수로 가속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애플의 주가를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주가 폭등이 자사주 매입 덕분이란 소문도 돌았습니다. 애플은 올해 세계 증시 기록인 1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업 고객의 자사주 매입이 지난주 주간 기준으로 2010년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 13주 동안 일반적 계절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법인 고객들의 자사주 매입은 S&P500 시가총액의 0.44%에 달해 작년 이맘때 0.34%보다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이 2.63% 내리는 등 금융주는 폭락했습니다. 업종 지수가 1.21%나 내렸습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상업용 빌딩이 2018년 매입가보다 67% 할인된 5000만 달러에 매각됐다는 뉴스가 나온 가운데 핌코는 "상가에서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기관들의 진정한 고통의 물결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일부 장부에 매우 집중되어 있으므로 더 많은 지역은행 실패를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장 마감 뒤 발표된 오라클의 4분기 실적은 별로였습니다. 주당순이익(조정)은 1.63달러로 예상 1.65달러에 못 미쳤고, 매출도 142억 9000만 달러로 예상 145억 5000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 외에서 주가는 10% 폭등하고 있습니다. AI 붐 덕분입니다. 오라클은 성명을 통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오는 11월부터 구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오픈AI가 추가 컴퓨팅 용량을 얻기 위해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AI 열풍은 뜨겁습니다. 문제는 너무 주가가 AI 주식, 빅테크 위주로만 오른다는 겁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S&P500 지수 가운데 시총 1조 달러를 넘는 6개 주식은 2분기에 11.5% 올랐는데요. 나머지 494개 주식은 평균 3% 내렸습니다. AI 붐이 주범입니다. 그러다 보니 S&P5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S&P500 지수 중 신고가를 기록한 주식은 4%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집중된 시장은 결국은 평균 회귀 현상에 따라 언젠가는 집중도가 낮아질 것입니다. 언제 그런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요. 리처드 번스타인의 댄 스즈키 부 CIO는 "자본이 붐비고 집중된 곳에서 위험이 가장 크다. 지금이 정말 그렇다. 집중도가 오늘보다 더 높았던 적은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높은 집중도가 상당 기간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트 미스킨 전략가는 "시장이 이렇게 집중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집중도는 더 심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이런 집중된 시장에서 고품질 주식에 집중하라고 권고합니다. 그는 비관론에서는 일부 돌아섰지만, 여전히 공격적 자세로 돌아선 것은 아닙니다. 윌슨은 "지난 몇 달 동안 성장은 예상 이하로 발표되는 데이터가 많아지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상승 방향으로 치우쳤다"라며 "이는 Fed가 아직 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공격적 재정 지출로 미국 경제는 표면적으로는 좋게 유지하고 있지만 나쁜 소식은 Fed가 금리를 내리기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는 것"이라며 "높은 금리는 경제와 소비의 많은 부분을 압박하게 되고, 결국 영향을 크게 받는 소형주의 저조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느려지는 고용 데이터를 보면 우리는 고전적인 경기 사이클 후기에 있다"라며 "고품질 자산에 투자하라"라고 조언했습니다. 품질이 낮은 자산으로의 주가 상승 폭 확대는 Fed가 의미 있는 금리 인하를 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인하는 한 두 차례 내리는 게 아니라 적어도 수백bp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의 폭뿐 아니라 달러 강세도 부정적 요인입니다. 유럽의 정치적 불안이 나타난 뒤 달러 강세는 강해지고 있습니다. 1유로당 1.09달러를 향하던 유로달러 환율은 오늘 1.07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11% 오른 105.26을 기록했고요. 달러화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골드만삭스는 올해 달러화가 최근 상승 폭을 대부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유로, 영국 파운드 등과 비교해 향후 12개월 동안 본질적으로 같은 수준에 있을 것이란 예측입니다. 골드만삭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국 경제의 강점"이라면서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꽤 잘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Fed의 금리 인하도 달러 가치를 많이 침식하진 못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다른 지역의 더 나은 성장이나 더 높은 자산 수익률은 달러 약세를 부를 수 있는 주요 경로이지만 반대로 달러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표적인 게 미국 대선입니다. 선거 결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하거나, 중국 등에 대한 관세가 높아진다면 잠재적 달러 강세 요인이라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도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예측은 크게 과장되었을 수 있다. Fed가 금리를 계속 인하한다면 약세로 돌아설 잠재력은 있지만, 여전히 지배적인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가치는 강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 자산 보유, 글로벌 무역 및 금융에서의 역할 등 지속적 달러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급증하는 국가 부채를 지적하는데요. 모건스탠리는 미국 부채 전망은 좋지 않지만, 일본이나 유럽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면서 "달러가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는 달러의 지배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를 이해하지만, 그 우려는 별로 신빙성이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