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옛날엔 삼성 샀지만"…자녀에게 물려줄 주식 1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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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성년 순매수 1위 '테슬라'
주가상승률 높은 해외 주식 인기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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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엔비디아를 분할 매수해 물려줄 계획입니다."

주부 이모 씨는 딸(5세)을 위해 2021년 5월 8만2000원에 매수한 삼성전자 주식 수십주를 지난달 말 평균 단가 7만5000원에 대부분 처분했다. 1주당 손실액은 7000원이다. 손해을 보면서도 판 이유는 수익률 높은 해외 주식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지난 4월 고점(8만전자)을 찍었을때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며 "더 기다리긴 어렵고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 해외 우량주를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녀 '주식선물' 선호 종목이 국내 주식에서 해외 주식으로 바뀌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를 중심의 국내 대형주를 사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기술 중심의 종목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내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가 미성년자(만19세 미만) 계좌를 대상으로 올해 1~5월 순매수 상위 종목을 집계한 결과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202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선 전기차 벤처기업 중 하나로 여겨지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장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테슬라는 첫 번째 액면분할(2020년 8월) 직전 1주당 가격이 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400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두 번째 액면분할(2022년 8월) 당시 주가가 거의 9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단기간 주가가 폭등하면서 국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기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업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자료=각사 제공
자료=각사 제공
테슬라 다음으로 인기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와 'TIGER 미국S&P500' 상장지수펀드(ETF)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래에셋증권(3위)·NH투자증권(5위)·KB증권(4위) 3곳에서 모두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최근 2년 간 상위 10위권에서 볼 수 없었으나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수혜주로 분류되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지난해 연간으로 56.80% 뛰었고, 올해도 10%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의 인기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 상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애플 순으로 비중이 높다. 국내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 주도주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성년자 계좌에서 순매수 1위 종목은 POSCO홀딩스였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인기 종목으로 부상했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2차 전지 분야에서 연간 62조원의 매출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20만원대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그해 7월 60만원을 돌파하며 2배 넘게 급등했다. '국민주'로 부상했으나 최근 주가가 떨어지며 순위에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2022년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반도체 호황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코로나19 기간 시작된 동학개미운동 영향 등으로 '국민주'로 부상했다. 국내 주식 투자 열풍과 액면분할 이후 접근성이 좋아진 영향으로 '자녀들에게 사주는 주식' 1위에 올랐다.

올 들어선 미성년 자녀들을 위한 해외 주식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1~2년 전부터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과거 늦은 야간 또는 이른 새벽에 거래가 가능했던 매매시간이 낮으로 옮겨지면서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서학개미가 늘어나면서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해외 주식 정보 증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태연 KB 골드 앤 와이즈 더퍼스트(GOLD&WISE the FIRST) 반포WM1지점 과장은 "간편해진 해외주식 매매, 유튜브와 텔레그램 등을 통한 정보 유입 등으로 고객들의 해외주식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종목에서 수익은 낸 가입자들이 자녀들을 위한 종목으로 추가 매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