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추천하는 책을 추천해 봅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rte] 소심이의 참견
최애 소설에게 가는 길
◆ <읽는 기쁨> 편성준 지음
◆ <밥보다 책> 김은령 지음
◆ <소설만세> 정용준 지음
최애 소설에게 가는 길
◆ <읽는 기쁨> 편성준 지음
◆ <밥보다 책> 김은령 지음
◆ <소설만세> 정용준 지음
누군가 나에게 최애소설을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천명관 작가의 <고래>라고 말한다. 왜 <고래>가 최애소설이냐고 묻는다면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다는 말 이상의 매력적인 추천사가 또 있을까?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추천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추천 받은 상대방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은 책 추천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책 읽기의 취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읽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는 반드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조금 더 빨리 최애 소설(또는 인생 책)에게 도달하는 방법은 없을까?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이라는 부제가 매력적인 <읽는 기쁨>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출간하고 카피라이터에서 작가로 전업한 ‘편성준’작가의 에세이다.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밤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내 마음속에서 일등을 했던 소설들’ 등 각기 다른 17개의 상황에 걸맞은 3권의 책을 추천한다. 물론 가끔 꼬리에 꼬리를 문 책 추천이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작가는 <읽는 기쁨>을 기획하면서 서점에 가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한 권 한 권을 추천하면서 그 사이사이 깨알 같은 에피소드를 찔러 넣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장을 펼치고 내 책꽂이에도 꽂혀있는 12권의 책에 대한 글부터 읽었다. 역시나 위트 있는 글쓰기의 장인답게 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상평이 내 책장에 꽂혀있는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기웃거리게 만든다. 매거진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책 소믈리에’를 자처한 김은령 작가의 <밥보다 책>은 에필로그부터가 훅 들어온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몇 번이나 열심히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때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럴 때면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그래도 읽는 편이 낫다. 읽었는데도 모르는 것이 아예 안 읽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이다.’ 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책이 유통 기한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관심 가고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다음번에 하고 미루지 말고 그냥 사야 한다.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사놓은 책 중 골라 읽는 것이니까.’ 내가 시간 날 때마다 서점을 기웃거리는 이유다.
<밥보다 책>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때의 순간을 길어와 삶의 에너지로’ ,’매일 아침 두근두근 대며’ 의 세 가지 큰 분류 아래 각각 8개에서 10개의 소주제에 걸맞은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약 70여권의 책을 추천한다. 굳이 에세이의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목차에서 본인의 눈길을 가장 먼저 끄는 제목이 페이지부터 읽어도, 눈을 감고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즐거운 책과의 만남만 있을 뿐. 책 덕후 작가들의 꼼꼼한 책 추천을 읽다 보니 소설가는 어떤 소설을 읽을까, 궁금해진다. 뭔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소설들을 추천하지는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은 책은 바로 정용준 작가의 <소설만세>가 그렇다.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정용준 작가는 <바벨>, <프롬 토니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등의 작품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인만큼 그의 남다른 소설 이야기가 궁금했다. <소설만세>는 소설과 관련한 작가의 자유로운 생각을 쓴 산문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들과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소설에 대한 작가의 자유로운 생각이 담겨있다. 소설과 관련한 작가의 창작 일기이자 그의 이러한 생각과 결을 같이하는 많은 소설이 소개되어 있다.
예전 나는 어쭙잖게 다독을 과시하며 소설을 읽고 소감을 남기고 심지어 평점을 매기곤 했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소설에 대해 겸손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어떤 작품도 창작의 고통 없이 탄생한 작품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나의 독서 일기는 평점과 소감이 아닌 가장 인상 깊은 문장들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소설만세>를 읽고 난 후 나의 이러한 기록 방식은 더욱 견고해질 것 같다. 소설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결국은 책을 읽는 편이 낫다’는 김은령 작가의 말처럼, 일단 그 무엇이라도 읽어보길 권한다. 재미있는 책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같지만, 그 속에 당신을 책 덕후로 만들어버릴 지름길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심이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추천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추천 받은 상대방 역시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은 책 추천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책 읽기의 취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읽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는 반드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조금 더 빨리 최애 소설(또는 인생 책)에게 도달하는 방법은 없을까?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이라는 부제가 매력적인 <읽는 기쁨>은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출간하고 카피라이터에서 작가로 전업한 ‘편성준’작가의 에세이다.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밤새워 읽은 책이 뭐였어’, ‘내 마음속에서 일등을 했던 소설들’ 등 각기 다른 17개의 상황에 걸맞은 3권의 책을 추천한다. 물론 가끔 꼬리에 꼬리를 문 책 추천이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작가는 <읽는 기쁨>을 기획하면서 서점에 가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한 권 한 권을 추천하면서 그 사이사이 깨알 같은 에피소드를 찔러 넣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장을 펼치고 내 책꽂이에도 꽂혀있는 12권의 책에 대한 글부터 읽었다. 역시나 위트 있는 글쓰기의 장인답게 작가 특유의 톡톡 튀는 감상평이 내 책장에 꽂혀있는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기웃거리게 만든다. 매거진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책 소믈리에’를 자처한 김은령 작가의 <밥보다 책>은 에필로그부터가 훅 들어온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몇 번이나 열심히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때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럴 때면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게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그래도 읽는 편이 낫다. 읽었는데도 모르는 것이 아예 안 읽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이다.’ 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책이 유통 기한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관심 가고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다음번에 하고 미루지 말고 그냥 사야 한다.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사놓은 책 중 골라 읽는 것이니까.’ 내가 시간 날 때마다 서점을 기웃거리는 이유다.
<밥보다 책>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때의 순간을 길어와 삶의 에너지로’ ,’매일 아침 두근두근 대며’ 의 세 가지 큰 분류 아래 각각 8개에서 10개의 소주제에 걸맞은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약 70여권의 책을 추천한다. 굳이 에세이의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목차에서 본인의 눈길을 가장 먼저 끄는 제목이 페이지부터 읽어도, 눈을 감고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즐거운 책과의 만남만 있을 뿐. 책 덕후 작가들의 꼼꼼한 책 추천을 읽다 보니 소설가는 어떤 소설을 읽을까, 궁금해진다. 뭔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소설들을 추천하지는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은 책은 바로 정용준 작가의 <소설만세>가 그렇다.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정용준 작가는 <바벨>, <프롬 토니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등의 작품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인만큼 그의 남다른 소설 이야기가 궁금했다. <소설만세>는 소설과 관련한 작가의 자유로운 생각을 쓴 산문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들과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소설에 대한 작가의 자유로운 생각이 담겨있다. 소설과 관련한 작가의 창작 일기이자 그의 이러한 생각과 결을 같이하는 많은 소설이 소개되어 있다.
예전 나는 어쭙잖게 다독을 과시하며 소설을 읽고 소감을 남기고 심지어 평점을 매기곤 했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소설에 대해 겸손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어떤 작품도 창작의 고통 없이 탄생한 작품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나의 독서 일기는 평점과 소감이 아닌 가장 인상 깊은 문장들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소설만세>를 읽고 난 후 나의 이러한 기록 방식은 더욱 견고해질 것 같다. 소설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결국은 책을 읽는 편이 낫다’는 김은령 작가의 말처럼, 일단 그 무엇이라도 읽어보길 권한다. 재미있는 책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같지만, 그 속에 당신을 책 덕후로 만들어버릴 지름길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