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국, 병사 의료 후송도 방해"
中-필리핀, 남중국해 암초서 '신경전'…中 "필리핀군이 총 겨눠"
중국과 필리핀이 대표적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 암초에 머무르는 필리핀군 병력이 중국 해경선에 총을 겨눴다고 중국 측이 주장하자 필리핀 측은 중국이 아픈 필리핀군 병사의 의료 후송마저 방해했다고 밝히며 맞불을 놨다.

3일(현지시간) 인콰이어러·필리핀스타 등 필리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있는 필리핀군 병사 최소 2명이 중국 해경선에 총을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CCTV가 공개한 29초 분량 영상에는 검은 마스크 차림의 한 사람이 소총 모양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체를 잠깐 들이대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필리핀 측에서는 아픈 필리핀군 병사를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후방으로 옮기려는 것을 중국 해경이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병사를 이송하려고 태운 필리핀 해경 고무보트를 중국 해경이 물대포로 공격하고 고무보트로 들이받아 해당 고무보트가 일부 손상됐다고 익명의 필리핀군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중국 해경은 또 필리핀 해군이 이 암초에 낙하산 투하 방식으로 식량 등 물자 공급 훈련을 실시하자 물자 일부를 낚아채 자신들이 갖거나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양국이 각자 공개한 이들 사건은 모두 지난달 19일 하루 동안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상륙함 'BRP 시에라 마드레'를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필리핀이 해당 암초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맞서면서 해병대원들에게 보급품과 건축 자재를 전달하려는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며 저지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