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평의원회 심의 통과 못했지만 의결기구 아니라 재심의 없을수도"
충남대 의대 교수·학생들 항의시위 "준비 안 된 증원 반대"
의대증원 학칙 개정안 부결…충남대 "정원은 이미 확정"(종합)
충남대학교의 의대 입학 정원을 200명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학칙 개정안이 30일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평의원회가 의결기구가 아닌 만큼 의대 증원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충남대는 이날 오후 대학평의원회를 열고 2025∼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의대 의예과 모집인원 확정(안)을 포함한 정원 조정, 조직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학칙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다.

충남대 대학평의원회 안건은 참석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는데, 이날 참석한 20명이 의예과 입학 정원 증원 사항을 표결한 결과 찬성 8명, 반대 10명, 기권 2명이 나와 부결됐다.

앞서 충남대는 지난 23일 학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칙 개정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날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학칙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하게 됐다.

대학 측은 현재 평의원회에 한차례 재심의를 요청할지, 재심의 없이 학칙 개정안을 확정할지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증원 학칙 개정안 부결…충남대 "정원은 이미 확정"(종합)
충남대 관계자는 "대학입학 정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정해졌기 때문에 학칙 개정과 무관하다"며 "대학평의원회 자체가 의결기구는 아니라서 총장이 재심의를 요청할 수도 있고, 학칙 개정을 바로 공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학평의원회에 앞서 충남대병원·의대교수 비대위, 의대생 등 관계자 300여명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증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충남대 의대생들은 검은색 상의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정부의 무계획적 즉흥적 비현실적 급속 증원 계획 저지를 충남대학교 평의원회 위원님들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료붕괴 초래한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선우 충남대병원·의대교수 비대위원장은 "대학 측은 의대를 세종 캠퍼스로 옮길 계획이지만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며 "지금부터 준비해도 실습은커녕 강의실조차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