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특수' 누리는 회계법인…시장 선점 나선 삼일PwC
금융당국 주주가치 독려 정책인 '밸류업'을 추진하면서 회계법인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밸류업 공시 컨설팅 사업을 바탕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삼일PwC는 28일 기업 밸류업을 지원하기 위해 '밸류업지원센터'를 세웠다고 발표했다. 밸류업지원센터는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지속가능성팀, 상장기업지원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로 구성됐다. 삼일PwC 관계자는 센터 업무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포함한 기업의 밸류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일PwC는 물론 여타 회계법인과 컨설팅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밸류업 지원 조직을 설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의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이달 24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밸류업에 따라 상장사들에 연간 1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제고 계획에는 지배구조 개선안과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자기자본이익률(ROE)·배당성향·배당수익률 같은 재무 관련 지표의 현황과 개선안 등을 담도록 했다. 만약 허위로 공시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거나 불공정거래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보고서 작성 부담은 상당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주주 눈치를 보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줄줄이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형편이 열악한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계획을 내놓기 싶지 않다. 관련 인력부터 부족하다. SNT홀딩스(10명), F&F홀딩스(8명), 농심홀딩스(7명) 등 중견 지주사의 경우 지난해 말 직원이 10명을 밑돌았다. 회계법인은 이들 기업에 맞춤형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설계할 계획이다.

김용범 삼일PwC 밸류업지원센터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계획서 작성부터 향후 실행을 위한 컨설팅까지 최적의 종합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며 "저평가 원인을 진단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의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