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등 최소 35명 사망"…피란처 공격 전쟁범죄 논란
이스라엘 "정확한 정보 토대로 정밀타격" 합법성 주장
휴전·인질석방 협상 재개 움직임 속에도 교전 다시 격화
이스라엘, 라파 난민촌 폭격…하마스, 서안·예루살렘 봉기 촉구(종합)
휴전협상 재개 움직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격화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최고법원의 공격중단 명령을 받고도 가자지구 난민촌을 공습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지에 로켓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측 가자지구 당국, 팔레스타인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서부에 있는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응급의료팀은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숨진 이들이 최소 35명이라고 전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통치 당국도 이번 공습으로 "35명이 사망했으며 수십명이 다쳤다"며 사상자 대부분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아직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공습 지역은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공습이 이뤄진 알술탄 피란민촌은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 대피한 주민 수천 명이 지내고 있던 곳이다.

추후 드러나는 진상에 따라 이번 공습은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전쟁범죄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 측이 주장하는 전쟁범죄를 비롯한 국제법 위반 정황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정당한 군사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공군이 "하마스의 테러리스트들이 활동 중이던 라파의 하마스 시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해당 지역에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밀한 탄약을 사용해 국제법에 따른 합법적인 목표물을 겨냥해 이번 공습이 수행됐다"라며 하마스 고위 조직원 두 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번 군사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으로 인한 화재로 해당 지역 민간인 여러 명이 피해를 봤다는 보고를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7개월 넘게 교전하는 하마스는 이번 공습에 크게 반발해 대대적 보복을 선동했다.

하마스는 "범죄자 점령군이 피란민 텐트에 대해 저지른 시오니스트 학살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 예루살렘, 점령지와 해외의 우리 국민들에게 분노하여 봉기해 행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 폭격에 몇시간 앞서 하마스는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 중부 지역을 겨냥해 수개월 만에 10여발의 중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헤르츨리야, 크라파 샤리야후, 라맛 하샤론, 페타 티크바 등에서도 로켓 경보가 울리고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이 작동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마스의 로켓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대피 과정에서 1명이 경상을 입은 것 외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중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은 작년 12월 이후 근 6개월 만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주변국의 중재로 휴전, 인질석방 협상이 재개되려는 시점에 다시 격화했다.

국제사회는 중동을 넘어 글로벌 정세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 내에서도 강경파인 군사조직 수뇌부와 이스라엘 극우 연립정권은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군의 실종자 및 포로 관련 업무 총책임자인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은 이스라엘의 현 정권에서는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타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규탄에도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라파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앞서 ICJ는 지난 24일 이스라엘에 "라파에서 군사 공격 및 다른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생활 여건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한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명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