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도 못 내린다…엔비디아 12%에도 증시 급락 [글로벌마켓 A/S]
미국 뉴욕 주식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인해 크게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으로 오전 개장 직후 1%대 상승을 보였던 나스닥 지수와 강세를 기대했던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현지시간 2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정오 이후 급격히 하락폭을 키워 전 거래일보다 39.17포인트, 0.74% 내린 5,267.84, 나스닥은 65.51포인트, 0.39% 하락한 1만 6,736.03에 그쳤다.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던 다우지수는 605.78포인트, 1.53% 밀린 3만 9,065.26으로 올들어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금값도 2.47% 내린 트라이온스당 2,333.8달러에 그쳤고, 달러인덱스는 0.11% 올라 105선을 다시 넘어섰다.

● 더 높아진 물가 압력…다우지수 하루 600포인트 급락

전날 미 연준이 공개한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상당수 위원들이 현재의 제한적 통화정책에 대한 의문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추가로 나온 미 경제 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식과 채권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S&P글로벌에서 내놓은 5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약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달 S&P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는 50.9로 예상치 50을 넘었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도 54.8로 전월의 51.8보다 3포인트나 높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더한 복합 구매관리자 지수도 54.4로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향후 경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동력이 서비스업에서 제조업 주도로 바뀌었는데, 비용과 판매 가격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물가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금속, 화학제품, 플라스틱, 목재, 에너지 등 투입 원자재를 비롯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제조업 투입 물가가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P글로벌은 이러한 지표에 따라 "연준이 목표치인 인플레이션 2%를 달성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여건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9월에도 못 내린다…엔비디아 12%에도 증시 급락 [글로벌마켓 A/S]
또한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해운 운임이 지난 2월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공급망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해운 분석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40피트 선박 기준 운임이 4천 달러선을 넘어섰고, 성수기가 다가오는 오는 6월까지 이러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고용시장도 강한 탄력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주간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1만 5천 건으로 예상치 22만 건보다 낮았고,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179만 4천 건으로 예상과 같았다. 지난 4월말까지 약세를 보이던 노동시장은 5월 고용보고서 설문이 시작하는 주간들어 재차 강세로 돌아서면서 연준의 긴축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9월 인하가능성도 사라졌다. 시장은 이제 6월부터 9월까지 동결을 예상하고 오는 11월 7일 65.8% 확률로 첫 금리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시장은 미 월가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멘트로 또 한 번 영향을 받았다. 그는 JP모건 글로벌 중국 서밋 중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고착화되었고, 막대한 부양책의 영향이 시스템에 남아 있다"며 "금리는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전망치에 대해 "거의 매번 100% 틀린다"며 통화 정책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거듭 확인했다.
9월에도 못 내린다…엔비디아 12%에도 증시 급락 [글로벌마켓 A/S]
● 치솟는 공연 관람료..미 법무부, 티켓마스터 모회사 해체 소송

금리인하 기대를 미리 반영했던 시장에서 상승세를 지킨 대형 종목은 엔비디아, 델 테크놀로지, GE항공, 일라일릴리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에 그쳤다. 엔비디아는 전날 기록적인 분기 실적과 액면 분할 효과에 한때 12% 오른 1,063달러선을 터치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날보다 9.32% 상승한 1,037.99달러로 사상 최고가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포트 등과 협력해 AI 서버 및 PC 인프라 구축 파트너인 델 테크놀로지는 이날 3.9% 뛰었는데, 지난 1년간 상승률은 234%로 같은 기간 239% 오른 엔비디아와 맞먹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이날 미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강화로 인해 라이브네이션 주가가 7.8% 급락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공연 티켓 예매 시장의 80%를 쥐고 있는 티켓마스터의 모회사인 라이브네이션을 반독점 혐의로 기업 해체하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메릭 갈랜드 장관은 "라이브네이션이 불법적이고 반경쟁적인 행위로 팬과 아티스트, 공연 운영자 등을 희생시켜왔다"며 "미국 내 라이브 공연 산업의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티켓마스터가 판매하는 공연표는 연간 6억 장에 달한다. 당초 미 법무부는 2010년 라이브네이션이 경쟁 티켓 구매 업체에도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티켓마스터 인수를 허용했다. 그러나 미국 인기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당시 구매 페이지가 먹통이 되고 급기야 공연장, 구매 창구를 쥐고 시장에서 높은 수수료를 받아왔다는 비판으로 의회 청문회까지 열렸다.

2년여간 라이브네이션의 반독점 여부를 조사해온 미 법무부는 크게 4가지 혐의를 제시했다. 라이브네이션이 공연장과 경기장 등을 배타적 장기 독점해 경쟁자를 배제해왔고, 공연장 운영회사에 프로모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거나, 아티스트에게도 공연 제공 대가로 티켓 마스터의 프로모션에 강제 동의하도록 한 점 등이다. 또한 경쟁사인 오크 뷰를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여 티켓마스터와 계열사를 밀어주는 행태가 반복되어온 점도 위법 사항으로 꼽혔다. 이러한 프로모션 등은 아티스트 또는 공연장 등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한편 리베이트 비용을 높여 결과적으로 티켓 가격을 높이는 피해가 나타나게 된다.

이에 대해 라이브네이션측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인 스텁허브(37%), 애플 앱스토어(30%), 우버(25%), 에어비앤비(17.2%) 등보다 낮은 5%로 타른 플랫폼에 비해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브네이션은 "디지털 플랫폼의 수수료율은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이러한 소송으로 수수료를 더 낮출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공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의 순이익"이라며 메타, 애플 등에 비해 열악한 실적을 기록 중이라고 주장했다.
9월에도 못 내린다…엔비디아 12%에도 증시 급락 [글로벌마켓 A/S]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