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축함, 총통 취임 앞두고 대만해협 통과…中 "전방위 감시"
'친미·독립' 성향인 대만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취임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제7함대 소속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9일 보도했다.

미국 제7함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할시호(DDG 97)가 국제법에 따라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는 대만해협 내 공해상을 지나갔다고 밝혔다.

제7함대는 이번 할시호 항해에 대해 모든 국가가 항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사회 어떤 구성원도 이같은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도록 강요·위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비행·항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할시호의 대만해협 통과 시점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미 군함 한 척이 전날 오전 7시부터 대만해협 북쪽에서 남쪽으로 항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행 당시 주변 해역과 공역 동태는 정상이었다고 덧붙였다.

대만언론은 미 해군 소속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해 3번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할시호의 대만해협 통과를 전방위 감시했다며 "동부전구 각 부대는 항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 주권 안전과 지역 평화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 약 400㎞, 폭 150∼200㎞의 전략 요충지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에 해당한다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군용기와 군함을 수시로 파견해왔다.

중국도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라이 후보가 승리한 뒤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만은 오는 20일 라이 당선인의 총통 취임식 전후 중국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전투 준비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