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일본 기업과 반도체 후공정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인텔이 오므론, 야마하발동기, 레조낙홀딩스 등 일본 14개 기업과 반도체를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는 후공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일본에서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이들 14개 기업과 함께 후공정 자동화 기술·장치를 개발해 2028년까지 실용화할 계획이다. 후공정 관련 기술을 표준화해 여러 제조 설비와 검사, 반송 장치를 시스템에서 일괄 관리하거나 제어할 방침이다. 개발비 등 투자액은 수백억엔(약 수천억원)에 달하고 일본 경제산업성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해 성능을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는 여러 칩을 한데 모아 원활히 구동하도록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을 거쳐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후공정은 다양한 부품과 제품을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일이 많아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관련 공장이 집중돼 있다.

미국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후공정 공장 생산능력 중 중국이 38%를 차지했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과 일본에 후공정 거점을 마련하려면 생산 라인을 무인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기업 협력과 관련해 양국이 반도체를 일관 생산할 수 있게 한 뒤 반도체 공급망 단절에 대비함으로써 중국에 의존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반도체 후공정 시장 규모가 올해 125억달러(약 17조원)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