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경희의료원 "경영난으로 '급여 지급 중단·희망퇴직' 고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 파업이 두 달을 넘기면서 종합병원의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방 종합병원들은 인건비조차 대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위기에 빠졌다.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을 선호해 떠나면서 평소에도 수익이 부족했는데, 수술과 진료까지 줄이며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7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희대병원 등을 산하에 둔 경희의료원은 경영난으로 인해 다음 달부터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주형 경희의료원장은 지난달 30일 교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개원 이래 최악의 경영난으로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오 원장은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인 급여 등 비용 지급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당장 올해 6월부터 급여 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희의료원은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뒤 무급휴가 시행, 보직 수당 및 교원 성과급 반납, 운영비 삭감, 자본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매일 억 단위의 적자가 지속하면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희의료원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상급종합병원도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른바 '빅5'에 속하는 서울의 상급 병원들도 무급휴가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는 등,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뿐만 아니라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20년 넘게 근무한 일반직 직원들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