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오상욱 "기억에 남을 '파리' 올림픽…이제 '펜싱 훈련' 해야"
펜싱 종주국서 열리는 올림픽…결의 다진 사브르 오상욱·구본길
펜싱의 '종주국'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이 어느덧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사브르 간판선수들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 중 남자 사브르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오상욱(대전광역시청·5위)은 6일 서울 올림픽공원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미국의 필리프 돌레지비치에 12-15로 패배 8강에서 떨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상욱이 '안방 3연패'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오상욱은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재개된 지난해에도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정작 오상욱과 코칭스태프는 잘해봤자 4강 진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고 한다.

손목, 발목 등 부상에서 막 회복한 데다 아직은 실전 감각도 부족하다고 봤다.

실제로 이날 오상욱은 오른 발목을 세 차례나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상욱은 "그 순간에만 아팠던 거다.

부상이 아니다"라며 "살짝 삐끗했고, 2분 정도 아팠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픈 데가 없다'고 밝힌 오상욱은 훈련 때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

연습할 때 잘되지 않았다"며 "운동할 때 조금 소홀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펜싱 위주로 훈련했다면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다"고 돌아봤다.

그간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면, 올림픽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술 등 '펜싱 연습'에 매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펜싱 종주국서 열리는 올림픽…결의 다진 사브르 오상욱·구본길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에게도 이번 파리 대회는 특별하다.

펜싱의 종주국 프랑스에서 열리는 대회다.

펜싱 경기가 열리는 그랑팔레도 명소로, 에펠탑·엘리제궁과도 가깝다.

굳은 얼굴로 "올림픽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결의를 다진 오상욱도 대회 장소인 파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조금은 풀어졌다.

오상욱은 "진짜 많이 기대된다.

또 경기장이 에펠탑과 가깝다고 하던데, 그런 풍경 등을 생각하면 의미가 조금 남다를 것 같다"며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에서 경기하는 만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가 오상욱 등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마냥 호의적인 곳은 아니다.

펜싱에 자부심을 느끼는 프랑스 국민들의 적대적 응원을 견뎌야 한다.

오상욱은 "우리는 유럽에서 하는 경기가 많다.

항상 그런 환경에서 뛰어왔고, 앞으로도 그런 환경에서 뛸 것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의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세계 랭킹 1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 접전 끝에 12-15로 져 16강에서 탈락했다.

구본길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입상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최근 컨디션이 올라와 경기력은 만족스럽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대회 맏형으로서 선수들한테 우리 목표는 올림픽이니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하라고 했다"며 "어린 선수들이라 경험이 부족하고 긴장한 것 같았다.

올림픽까지 2달 정도 남았으니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 내다본 구본길은 "지금까지 네 번의 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개인전 메달이 없었다.

색깔은 관계없이 개인전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라고 결의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