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넘나들며 5년간 144억 수익…전주에 불법도박장 개설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1만4천개 공급한 총책 구속기소
5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1만4천여개를 공급하며 144억원 상당의 돈을 받은 4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대포통장을 사들여 보이스피싱 조직에 되파는 이른바 '장집' 조직 총책 A(46)씨를 3일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14∼2018년 장집 조직을 만들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1만4천400개를 공급한 혐의(형법상 범죄단체조직·활동)를 받는다.

A씨는 중국 산둥성 청도시와 위해시에서 폐공장 등을 빌려 사무실을 마련하고 조직원 52명을 뽑아 대포통장을 모집·유통하는 콜센터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은 "입출금이 가능한 계좌를 빌려주면 300만원을 입금해주겠다"며 통장 명의자를 모집한 뒤 퀵서비스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통장을 넘겼다.

이런 방식으로 5년간 144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으며 A씨는 최소 21억6천만원을 벌어들였다.

A씨 등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50명은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검거됐다.

2022년 8월 경찰에 체포된 A씨는 말기신부전증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풀려나 불구속 송치됐는데, 검찰은 A씨가 수형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음을 확인해 다시 구속했다.

검찰은 또 범죄수익 추적 과정에서 A씨가 2019년 2월 전주에 불법 도박장을 만들고 약 10개월간 총 31억여원의 돈을 게임 대금으로 대신 충전해주거나 대리 베팅한 혐의(도박장소 개설)도 추가로 적발했다.

검찰은 "중국에서 도박과 유흥비로 범죄수익을 탕진했다"는 A씨에게 숨겨진 재산이 있는지 추적하는 한편 A씨 조직으로부터 대포통장을 공급받은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를 위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1만4천개 공급한 총책 구속기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