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감옥서 의문사 속출
이스라엘 감옥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가자지구 전쟁 이후 폭력에 노출됐으며, 의문사 정황도 속출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산하 수감자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 감옥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 수감자가 최소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들의 사인이 대부분 구타 또는 치료 중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이스라엘에 체포돼 감옥에 붙잡혀 있다가 최근 사망한 팔레스타인 남성 압둘라흐만 마리 또한 이들 중 한명이다. 그는 귀가 도중 이스라엘 검문에서 시위 참여, 총기 소지, 하마스 가담 등 혐의로 체포돼 이스라엘의 한 감옥에 갇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그의 구금 기간을 임의로 연장했으며, 하마스 가담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옥중에 있던 압둘라흐만은 가자 전쟁이 터지자 곧장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는 전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후 감옥에서 숨졌다.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신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압둘라흐만의 갈비뼈가 여러대 부러졌으며, 가슴, 등, 엉덩이, 팔, 허벅지, 머리와 목에서 타박상이 발견됐다. 보고서는 구체적 사인은 적시하지 않았지만 "여러 타박상과 다수의 갈비뼈 골절로 볼 때 그가 당한 폭력이 사망 원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와 함께 수감됐던 한 팔레스타인 남성은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상대로 고문이 빈번하게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그들은 아침 9시에 들이닥치더니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때렸다"라면서 "그들은 압둘라흐만도 심하게 때리고는 다른 방에 일주일 동안 방치했다. 그는 고통에 울부짖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수감자들도 감옥에서 몽둥이로 구타당하거나 옷과 음식 등 생필품을 빼앗겼다고 증언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은 이같은 가혹 행위 의혹을 부인하며 "모든 수감자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