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업체인 가온칩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섹터에서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의 뒤를 이을 차기 주도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설계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런 설계를 조율해줄 반도체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온칩스는 올 들어 주가가 66.4% 급등했다. 지난 19일 5.93% 하락하는 등 최근 조정받고 있지만 작년 1월 장중 저점 대비 일곱 배 넘게 뛴 상태다. 시가총액도 이 기간 1500억원대에서 1조900억원대로 늘었다.

시장에선 가온칩스의 성장성에 주목한다. 10여 년 전 6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 인력은 현재 200여 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 파트너(DSP)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내놓은 가온칩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각각 1027억원, 81억원이다. 작년보다 61.4%, 84.1% 늘어나는 것이다. 내년과 2026년 매출은 각각 1742억원 285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62억원 300억원으로 예상됐다.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이다. 일본에 이어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일본 법인과 약 557억원어치를 계약하며 해외 수주의 물꼬를 튼 만큼 얼마나 많은 해외 고객사를 확보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디자인하우스는 그간 반도체 섹터에서 가치가 가려져 있었는데 최근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며 “기업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