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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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4주째 반등하고 있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서울 다른 곳에 비해 집값이 저렴해 부동산 시장 호황기 자금력이 부족한 20·30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가 몰렸던 지역이다. 고금리 기조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노·도·강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03% 상승했다. 지난달 넷째 주 이후 4주 연속 오름세다. 서울 25개 구 중 대부분이 보합 내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노원구(-0.01%)와 도봉구(-0.03%), 강북구(-0.01%)는 집값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해 11월부터 24주 연속, 도봉구는 22주째 하락세다. 젊은 층의 매수세가 유입됐던 6억원 안팎, 중소형 면적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쌍문동 ‘쌍문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15일 6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2월 같은 면적 거래가(6억8800만원)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8800만원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는 이달 들어 5억5000만~5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에는 같은 면적 거래가가 5억6100만~5억9900만원이었다.

업계에서는 노·도·강 지역 아파트가 당분간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초 올 6월께로 예상됐던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등 고금리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다. 젊은 층의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에 급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노·도·강에 매물로 나오는 아파트는 계속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5800여건에 달한다. 도봉구와 강북구 매물은 각각 2300여건, 1300여건 수준이다. 세 곳 모두 올 초에 비해 100~600건가량 늘어났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가 강화된 점도 집값 상승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봉구 A공인 관계자는 “노·도·강 지역은 서울에서도 집값이 먼저 내려가고 오를 때는 늦게 오르는 곳”이라며 “저렴한 주택이 많아 신생아 특례대출 출시로 수요자 유입을 기대했지만, 아파트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수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