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별 충돌로 거대 자기 별 탄생…남은 가스·먼지가 성운 형성"

지구에서 3천8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는 '용의 알' 성운(Dragon's Egg nebula. NGC 6164/6165)은 중심부에 있던 3개의 별 중 2개가 충돌해 합쳐져 쌍성계가 되면서 남은 잔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테크+] 눈부신 '용의 알' 성운 탄생 비밀은…"충돌한 두 별의 잔해"
유럽남방천문대(ESO) 애비게일 프로스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남반구 별자리인 노마(Norma) 자리 쪽으로 3천800광년 밖에 있는 쌍성계 HD 148937을 둘러싸고 있는 화려한 용의 알 성운은 중심부의 별 2개가 충돌해 합쳐지고 남은 잔해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용의 알 성운은 태양보다 8배 이상 큰 별 두 개로 이루어진 쌍성계 HD 148937 주위를 둘러싼 아름다운 가스와 먼지구름이다.

이 성운은 거대한 쌍성계를 둘러싸고 있는 성운이 매우 드물 뿐 아니라 중심부 쌍성 중 하나만 자기장을 가진 자기 별(magnetic star) 이어서 그 형성과정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태양처럼 질량이 작은 별들은 내부 물질 대류로 인한 발전 현상으로 주위에 자기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내부의 대류가 없는 큰 별이 자기장을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 초대형 망원경 간섭계(VLTI) 관측장비(PIONIER 및 GRAVITY)의 9년 치 데이터와 ESO 라실라 천문대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쌍성계를 구성하고 있는 별은 동시에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HD148937의 별 하나는 다른 별보다 나이가 최소 150만년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스트 박사는 "쌍성계 별의 나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별 하나가 동반 별보다 더 젊어지게 만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사이테크+] 눈부신 '용의 알' 성운 탄생 비밀은…"충돌한 두 별의 잔해"
또 하나의 단서는 이 별들을 둘러싼 성운에서 나왔다.

이 성운의 나이는 약 7천500년으로 두 별보다 수백 배 젊은 것으로 나타났고, 성운에는 질소와 탄소, 산소 등 무거운 원소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별의 내부 깊숙한 곳에 있어야 하는 질소, 탄소, 산소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성운에 있다는 것은 어떤 격렬한 사건으로 인해 별 내부의 물질이 외부로 분출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 쌍성계와 성운에는 원래 가깝게 붙어 있는 별 2개와 멀리 떨어져 있는 별 1개 등 3개의 별이 있었는데, 그중 가까운 별 2개가 충돌해 합쳐져 쌍성계가 됐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별 2개가 충돌해 합쳐지면서 더 젊어 보이는 자기 별이 됐고, 충돌 과정에서 별 내부에 있던 질소, 탄소, 산소 등 무거운 원자가 포함된 가스와 먼지 등이 분출돼 쌍성계를 둘러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태양 같은 작은 별이 자기장을 갖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더 거대한 별은 같은 방식으로는 자기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 연구 결과는 두 별이 합쳐질 때 거대한 별에 자기장이 생길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첫 증거이고 자기장을 가진 거대한 별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Abigail Frost et al., 'A magnetic massive star has experienced a stellar merger', http://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g770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