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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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지난 3년간 5조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이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도 증시는 8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양대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증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HSBC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2021년 이후 3년 간 4조8000억달러(약 6500조원) 줄었다. 중국에서 3년 간 증발한 시총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인도 증시 시총인 4조6000억달러보다 많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대형주 300개로 구성된 대표 주가지수인 CSI300 지수는 3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는 11.4%나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4년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해 하락률은 13.8%에 달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해 주요 아시아 태평양 지수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어 왔다. 시장 기대와 달리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주가도 덩달아 하락했다. 컨트리가든 등 많은 중국 부동산 기업이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있어 홍콩 거래소도 영향을 받았다.

니콜라스 아구진 전 홍콩증권거래소(HKEX)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과 각 국의 고금리 정책, 지정학적 우려 등이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홍콩거래소에서 신규 상장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설정했지만, 시장에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S&P글로벌레이팅스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6%로 전망했다.

CNBC는 "3년 간 중국에서 사라진 시총 규모는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수치"라며 "중국과 홍콩 증시가 지난 몇년 간 하락하는 동안 인도 증시가 대조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인도 벤치마크인 니프티 50 지수는 8년 연속 상승해 2023년에는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도 증권거래소는 올해 1월 홍콩 거래소를 제치고 미국·중국 본토·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자리에 등극하기도 했다.

세계거래소연맹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소의 시가 총액은 4조 6300억달러로 아시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스태티스타 집계 기준 지난해 한국 거래소 시총은 1조97000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가 급감한 것과 달리 인도 증권거래소에서는 지난해 220건의 IPO가 이뤄졌으며 69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EY 글로벌의 IPO 책임자인 조지챈은 "중국 IPO 시장이 크게 둔화된 반면 인도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들어 중국 주식을 팔고 인도로 향했던 기관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부양의지를 보이면서 중국 주식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 올해 들어 CSI300 지수는 4% 상승해 인도 니프티 50지수의 상승률인 3.2%를 소폭 웃돌고 있다.

제임스 도널드 라자드자산운용 신흥시장 총괄은 “중국 주식 가격이 점점 낮아져 앞으로 투자해야 할 명분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인도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져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