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돌입한 증권사…'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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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퍼 주주총회 주간을 맞아 증권사들도 잇따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지난달 발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밸류업' 의지의 차이에 따라 주가 흐름도 극과 극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동하 기자입니다.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증권사들 사이에선 주주환원을 둘러싸고 상반된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주 계열사를 제외한 국내 15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자사주 소각계획을 발표한 증권사는 3개에 불과합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지만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는 상황입니다.
대부분 전년도와 배당금이 동일했고 SK증권 배당금을 60% 줄였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2년 연속 배당계획이 없습니다. 최근 불어닥친 이른바 '밸류업'과는 동떨어진 모습입니다.
이렇다 보니 주주환원책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과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큰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소극적인 증권사의 주가는 경쟁사의 주가 뿐만 아니라 업종 지수를 밑도는 부진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에서도 차이가 났습니다. 13년 만에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NH투자증권은 연초 이후 250억 원이 넘는 순매수가 유입됐지만 반면 주식을 팔아치운 증권사도 있었습니다.
자사주 소각 결정이 엇갈린 배경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손익변동성이 크다 보니 자본금 감소가 쉽지 않고, 자사주 매입보다 복잡한 소각 절차도 한몫했다는 겁니다.
자본금 규모에 따라 허용된 업무영역이 다르고 신규사업 진출 시 투자재원도 확보해야 하는 점도 증권사 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결국 천편일률적으로 증권사에 주주 환원 확대 움직임을 요구하기보다는 회사의 특성에 맞는 자본 활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성장성이 정체돼 있고 현금 보유가 많은 곳은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그리고 배당금 확대가 바람직해 보이고요. 그리고 성장 잠재력을 확보해야 하는 증권사 같은 경우에는 지금 당장 주주환원보다는 향후 M&A나 종투사 쪽 진출 이런 곳에 사용하기 위해 자본을 쌓아놓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도 기업에게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 넘는 영업 부진과 그동안 축적된 자본의 차이가 주총 시즌에 돌입한 증권사 사이에 극과 극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동하입니다.
영상 편집: 이가인, CG: 송경진
김동하기자 hd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