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한인회 "이종섭 공방 멈춰달라…교민 분열·대립 조장"
호주 시드니한인회(회장 오혜영)가 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치적 공방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22일 동포사회에 따르면 시드니한인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호주 정부의 '하모니 데이'(Harmony Day)를 맞아 긴급 호소문을 내고 "교민 사회의 화합을 깨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드니한인회는 "대사의 임명과 부임은 원칙적으로 한국과 호주 양국 간에 이루어지는 공식 외교 사안으로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존중의 대상"이라며 "한인 사회 내부에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을 초래하지 않도록 신중한 배려와 자제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의 부임에 찬성 또는 반대를 표명하는 일부 교민의 적극적 활동을 두고 마치 시드니 한인 사회 전체가 일어난 것처럼 호도, 과장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10만명에 가까운 다수의 교민은 철저한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한인회는 "모국 정당들이 총선을 앞두고 이 대사의 부임에 대한 호주 교민의 찬반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정치 문제로 교민들이 얼굴을 붉히는 사이가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호주의 하모니 정신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민자 공동체들이 각자 정치, 사회, 문화적 배경은 달라도 모두 같은 호주인으로 사이좋게 화합하자는 소중한 뜻을 담고 있다"며 "한인사회가 모국의 첨예한 정치 갈등과 연계돼 하모니 정신과 반대되는 극한 분열상을 보인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모니 데이는 호주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축하하는 호주 정부의 기념일로, 유엔의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과 같은 날이다.

1999년 호주 정부가 반인종차별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함께 살아가기'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가 이후 하모니 데이로 명칭이 변경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