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데뷔' 주민규 "오늘 제 점수는 50점…이젠 데뷔골 향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최고령 데뷔 선수'로 이름을 남긴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 첫 경기를 절반의 성공으로 자평하며 '데뷔 골'이라는 다음 이정표를 바라봤다.

주민규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홈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국가대표가 되고자 수없이 많이 노력하고, 상상하고, 꿈도 많이 꿔왔는데 현실이 된 것이 굉장히 기뻤으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끈 한국의 선발 공격수로 나선 주민규는 33세 343일이라는 역대 최고령 기록과 함께 A매치에 데뷔했다.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르는 등 국내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아왔으나 대표팀에선 외면받아온 끝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첫 경기였다.

6만4천912명이 꽉 들어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국가대표 선수'로 처음 선 그는 "저도 대표팀 경기를 관중으로는 본 적이 있었는데, 응원의 힘을 받으니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신이 나더라"며 미소 지었다.

한국이 태국과 1-1 무승부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긴 가운데 주민규는 후반 19분까지 뛰고 홍현석(헨트)으로 교체됐다.

'최고령 데뷔' 주민규 "오늘 제 점수는 50점…이젠 데뷔골 향해"
연계 플레이를 비롯해 그의 장점이 빛난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으나 전반 20분 황인범(즈베즈다)의 중거리 슛을 골키퍼가 쳐내며 맞이한 좋은 득점 기회를 데뷔골로 연결 짓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주민규는 "저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서 불규칙하게 오는 바람에…"라고 떠올리며 "그게 저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곱씹었다.

이어 그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는 제가 위에서 라인을 블록하는 역할을 준비했고, 중간엔 내려와서 (손)흥민이나 (정)우영이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라고 주문받았다.

제가 좋아하는 플레이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팀이 이겼다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겠지만, 비겼기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이날 자신의 플레이에 '50점'을 매긴 주민규는 "공격수니까, 다음 목표는 데뷔 골"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제 대표팀은 26일 태국으로 떠나 원정으로 '리턴 매치'를 벌인다.

주민규는 "태국이 예전과 같지 않고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도 저는 '머리 박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팬들이 간절하게 응원해주셨기에 제가 대표팀에 오는 데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감사함을 잊지 않고,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고 간절하게 뛰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