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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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례 보고서 제출 기한을 놓친 미국 대기업의 수가 급증했다. 경영진과 내부 감사인이 회계 문제와 재무 관리의 취약점으로 분투하면서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데이터 업체 알파센스에 따르면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상장사 가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지난해 연례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16곳에 달했다. 통상 회계연도 종료 후 60일 이내인 보고서 제출 기한을 놓친 것이다. 지난해 9개 기업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매해 이맘때면 상장사들이 재무제표를 승인하기 위해 서두르지만 올해 화학 대기업 케무어스, 장난감 제조사 마텔 등이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케무어스는 지난주 마크 뉴먼 최고경영자와 조나단 록 최고재무책임자 등 임원 두 명에 대해 휴직 명령을 내린 뒤 재무 관행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원 보너스 문제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당일 케무어스 주가는 30% 이상 폭락했다.

곡물거래기업 ADM은 지난 1월 "식품 원료 사업부의 회계 관행을 재조사하기 위해 최고재무책임자를 휴직시켰다"고 밝힌 뒤 최근엔 "지난해 회계감사 수치를 확정하는 데 2주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마텔도 "재무 관련 보고서에 대한 내부 감사에서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상업용 부동산 논란으로 최근 주가가 곤두박질한 뉴욕커뮤니티뱅코프도 "대출 검토 방법을 안내하는 내부 절차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며 연례 보고서 제출 연기 소식을 전했다. 이에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주가는 20% 이상 또 다시 폭락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