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이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잉 등 5개 업체가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올여름께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협동전투기(CCA)로 불리는 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을 위해 올여름까지 방산업체 2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제너럴아토믹스, 안두릴 등 군수업체들이 수주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사업에 총 60억달러(약 80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이번 사업으로 최소 1000대의 AI 협동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수백 대를 5년 이내에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들 전투기는 F-35 전투기와 신형 B-21 폭격기 등을 호위하는 ‘윙맨’ 역할을 맡게 된다. 직접 탑재한 무기로 목표물을 공격하며 공중에서 정찰 및 통신 거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에 포함된 기업 중 보잉은 이미 무인전투기 MQ-28 ‘고스트 배트’를 개발해 호주 공군과 계약했다. 고스트 배트의 전장은 11.7ｍ로 F-16 전투기(전장 15ｍ) 대비 25%가량 작다. 안두릴은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 ‘퓨리’의 모형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무인기 ‘리퍼’(MQ-9) 개발사 제너럴아토믹스는 AI 기반 신형 무인기 ‘갬빗’ 시리즈의 렌더링 이미지를 선보였다.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루먼은 개발 프로그램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미 공군이 AI 기반 무인전투기 개발에 힘쓰는 건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중국이 공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 공군은 군용기 생산단가 상승과 예산 부족으로 1947년 이후 가장 노후화된 항공기들을 보유할 처지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공군은 현재 AI 무인전투기의 목표 생산 가격을 대당 2000만∼3000만달러(약 260억∼4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선 향후 대당 가격을 1000만달러(약 130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공군의 주력인 F-35 스텔스 전투기 가격이 1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1대 가격으로 10대의 AI 무인전투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AI 무인전투기는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작전에 투입돼 인명 피해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