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달 탑재체 싣고 연말 재발사…인튜이티브 머신스, 국내 기업과도 제휴
동력 하강 등 난제 극복한 오디세우스…달 착륙도 이제 기업이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노바-C)가 22일(현지 시각) 달 착륙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난도가 높은 달 착륙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속도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민간 기업이 이를 성공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노바-C가 한국이 만든 탑재체를 달에 내려놓는 임무도 앞둔 터라 성공을 더욱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형 달 착륙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윤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달은 공기가 없어 낙하산 없이 온전히 엔진 힘만으로 속도를 줄여 착륙해야 한다"며 "추진 시스템이 일반 위성에 비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달 착륙선은 달 궤도를 빠른 속도로 돌다 오로지 자체 동력만을 이용해 속도를 줄이는 '동력 하강' 과정이 필요하다.

보통 전체 무게 중 60~70%가 연료일 정도로 추진 시스템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디세우스의 경우 초속 1천800m로 달 주위를 돌다 동력을 이용한 궤도 하강 과정을 거쳐 달에 착륙할 때는 초속 1m까지 속도를 줄였다.

이 과정에서 약 10분 가까이 최대 출력을 내야 하는 만큼 추진 시스템이 이 시간을 버텨야 한다.

지난달 몸체가 뒤집힌 채로 달 착륙에 성공한 일본 달 착륙선 '슬림'도 마지막 과정에서 엔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리는 위치를 파악해 정확하게 내리는 것도 관건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지구 근처 위성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쓰면 되지만 달에는 그런 게 없다"며 "달 표면의 지형을 촬영해 기존 데이터와 비교하면서 최적의 착륙 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면서 카메라나 레이더 등을 활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만큼 정확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과정이다.

지난해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민간 달 착륙선 '하쿠토'도 달 표면 근접 여부를 파악하지 못해 착륙에 실패하기도 했다.

오디세우스도 착륙 시 사용하려던 레이더 장비가 고장 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라이다 장비를 사용해 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력 하강 등 난제 극복한 오디세우스…달 착륙도 이제 기업이
아폴로 시절에는 안전을 우선시해 달에서 가장 평평한 곳을 찾는 방식을 택했지만, 지금은 임무에 따라 착륙 위치를 정하기 때문에 착륙이 더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오디세우스는 달 남극에 가까운 분화구 '말라퍼트 A' 지점에 착륙했다.

달 남극은 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최근 탐사 위치로 주목받고 있다.

윤 책임연구원은 "달의 남극 근처는 지형이 더 험하다"며 "험준한 곳에서 그나마 평평한 곳을 찾아 착륙한다고 해도 추진 시스템의 정확도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착륙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빠르면서도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민간 기업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우주 임무 중 하나인 달 착륙선을 성공시킨 것도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정부 연구개발(R&D)로 개발하면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면 되지만, 민간 기업은 상당 부분 과정을 생략하고 안전 마진(설계시 안전에 투입되는 비용)도 줄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트렌타 마틴 인튜이티브 머신스 부사장도 지난해 11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달 탐사는 레이스"라며 속도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착륙 성공은 본격적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에도 희소식이란 평가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이르면 올해 말 세 번째 노바-C에 한국천문연구원의 '달 우주환경 모니터(LUSEM, 루셈)'를 실어 보낼 예정이다.

최영준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오디세우스의 성공적인 착륙을 축하한다"며 "이후 예정된 착륙선이 우리가 개발한 탑재체인 루셈도 안전하게 착륙시켜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우주산업 진출을 선언한 보령(옛 보령제약)과 지난해 12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하는 등 한국과 공동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