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회복의 시기…개혁 완수를 위해 할 일 많이 남아"
총선 앞두고 1994년 민주화 이후 30년간 성과 강조하기도
남아공 대통령 '100분 국정연설' 정권방어·성과홍보에 할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SONA)의 대부분을 올해 총선을 앞두고 그의 첫 임기를 방어하고 성과를 홍보하는 데 할애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저녁 케이프타운 시청에서 "이번 국정연설은 제6대 민주 행정부의 마지막 국정연설"이라며 "지난 5년은 회복과 재건, 재활의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10년 이상의 경제 부진 끝에 우리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했다"며 "전력난과 철도·항만 물류 차질 등 난제도 있었지만 지난 5년간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3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남아공 국민들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했다"며 "개혁에 착수했지만 이를 완수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다양한 통계 자료를 인용해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종식 이후 지난 30년간의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또 고질적인 전력난에 따른 순환단전(로드셰딩)의 "끝이 보인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평가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 민주화 30년을 맞아 '높은 언덕에 오르면 더 많은 언덕이 보인다'는 국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말씀이 떠오른다"며 "우리가 멀리 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만델라처럼 우리도 꿈을 향해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항상 확실한 승리를 믿는다"며 100분 가까이 이어진 연설을 마쳤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앞으로 2주 안에 올해 총선일을 선포할 예정이다.

현 의회의 5년 임기가 끝나는 5월 3일에서 8월 1일 사이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0년째 장기 집권 중인 만델라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높은 실업률,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 등으로 지지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ANC가 올해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아공 헌법에 따르면 의회는 총선 이후 대통령을 선출하며, 보통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이번 총선에서 ANC가 승리하면 당 대표인 라마포사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되지만, 과반 득표를 못 하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