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물러날 곳도 없다"…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삼성SDI가 전날(30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회사의 목표가를 하향하고 나섰다. 31일 신한·하이·NH투자증권 모두 삼성SDI에 대한 목표주가를 6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하향했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5조 6천억 원, 영업이익 3,1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36% 감소한 수치다. 게다가 시장 기대치였던 영업이익 4,400억 원보다는 29% 밑돌았다.

회사의 4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중대형 전지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면 소형 전지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하락의 여파로 전동공구 수요가 급냉되면서 재고 조정이 지속됐고, 소형 전지의 외형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중대형 전지 사업 중 ESS(에너지 저장 장치)의 부진을 제거하고 보면 EV용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도 소폭 성장했다"며 회사는 경쟁사들과 달리 차별적인 물량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는 럭셔리 OEM에 집중된 고객 포트폴리오로 테슬라와 중국 OEM발 EV 가격 경쟁의 여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리튬·니켈 등의 금속 가격 반등을 가정하지 않았지만 물량 확대를 통해 하반기에는 명확한 성장 기조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높은 가동률과 프리미엄 비중 덕분에 경쟁사들 대비 탄탄한 수익성이 예상된다"며 "2024년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4% 상승한 23조 원, 영업이익 1조 7천억 원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삼성SDI에 대해 5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로 가정한 가운데 하나증권은 삼성SDI에 목표가 81만 원을 제시했다. 현재 주가인 37만 1천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정책 불확실성 등 2차전지 업종의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현재 수준에선 가격 매력을 충분히 갖췄고, 중장기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SDI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오전 9시 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93% 하락한 37만 1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동하기자 hd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