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가 지휘했던 '레기온 13' …해턴·빈센트·수랏 등 합류
옛 로마 군단에서 딴 팀 이름 내세워 LIV 골프 데뷔하는 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등지고 전격적으로 LIV 골프에 합류한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이 이끄는 LIV 골프 13번째 팀이 베일을 벗었다.

LIV 골프는 시즌 개막전을 사흘 앞둔 31일(이하 한국시간) 람이 '레기온 13'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구성해 3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첫 대회부터 참가한다고 밝혔다.

'레기온'은 옛 로마 제국의 육군 부대 단위 명칭이다.

병력 규모는 현대 육군 연대급이지만 국내에서는 흔히 '로마 군단'으로 번역한다.

'레기온 13'는 실제로 로마 제국 때 존재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루비콘강을 건넜을 때 선봉에 선 부대가 '레기온 13 게미나'였다.

카이사르가 로마를 접수하고 안토니우스를 격파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람은 "서로를 믿고 충성을 다한 부대였다"면서 "우리 팀은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고, 단호한 전사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팀 명칭을 '레기온 13'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람이 이끄는 팀이 LIV 골프에서 13번째 만들어진 사실도 고려했다.

그러나 '레기온 13'의 선수 구성은 기대와 다소 달랐다.

람은 스페인 선수 또는 적어도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국가 선수들로 팀을 만들고 싶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공개한 팀 선수는 티럴 해턴(잉글랜드), 키에란 빈센트(짐바브웨), 칼렙 수랏(미국) 등 영어권 국가 출신이다.

세계랭킹 16위에 라이더컵에서 람과 호흡을 맞췄던 해턴은 불과 이틀 전에 LIV 골프에 합류했다.

빈센트는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뛰다가 작년 12월 LIV 골프 프로모션을 통해 LIV 골프에서 입성했고, 수랏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했던 19살 대학생이다.

람은 당장 LIV 골프에서 최강의 선수로 꼽히지만 람이 이끄는 팀 성적은 미지수인 이유다.

LIV 골프는 대회 때마다 개인 순위와 팀 순위를 함께 가리며 시즌 최종전은 단체전으로만 치를 만큼 팀 순위가 중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