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차관들, 러·우크라 동시 접촉…"전쟁 문제 의견교환"
중국의 외교차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교당국을 동시에 접촉했다.

3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29∼30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교부 제1차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마 부부장은 중러 관계와 양국의 전략적 협력, 각자의 대외 관계, 전략적 안정 유지, 브릭스(BRICS) 및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측은 "중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을 이행하고 수교 75주년 경축 활동을 잘 치르기를 바란다"며 "양자·다자 협조·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관계의 내용을 계속 풍부하게 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별도의 발표 자료에서 쑨웨이둥 부부장이 29일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를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쑨 부부장이 29일 '약속에 응해'(應約·잉웨) 파울로 리아비킨 대사를 접견했다"며 "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등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쑨 부부장은 "중국과 우크라이나가 수교한 32년 동안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되게 발전했다"며 "지금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화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고, 양국은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보면서 상호 존중과 진실로써 양자 관계의 장기적 안정을 추동해야 한다"고 했다.

리아비킨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며 "중국과 함께 교류·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추동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와의 소통 내용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두 국가를 함께 접촉했다는 점에서 장기화 국면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름의 역할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마 부부장과 쑨 부부장은 최근 '상호 공습'으로 위기를 겪은 이란·파키스탄과 각각 접촉해 중재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