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석탄 제치겠네"…원전, 17년 만에 '최대 발전원' 전망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 중 원전 발전 비중이 8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세운 목표보다도 더 빠르게 원전 발전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원전이 석탄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발전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 중 원전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1.4%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15년(31.7%)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원전 발전 비중은 2006년까지 40%를 웃도는 수준이었다가 LNG 및 신재생 확대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이후 '탈원전'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며 원전 발전비중은 급격히 낮아져 2018엔 23.7%까지 떨어졌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원전 발전을 확대하겠다며 취임 직후 원전 발전 비중을 즉시 30% 위로 끌어올렸다. 2022년 원전 발전 비중은 전체 전력거래의 30.4%를 차지했다.

원전 발전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올해는 원전이 석탄을 제치고 17년 만에 국내 최대 발전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4년 에너지수요전망'에 따르면 올해 원전 발전비중은 31.8%로, 석탄발전 비중 28.6%를 앞설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발전이 송전선로 부족으로 발전제한되는 것과 달리 원전은 오는 4월 신한울 2호기와 10월 새울3호기가 신규 진입하며 발전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전 발전 확대는 정부의 목표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전기본)'을 통해 203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32.4%로 확대한다고 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추정대로 올해 원전비중이 31.8% 된다면 이미 2030년 목표치에 근접한 셈이다.

정부가 원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원전 발전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정부가 곧 발표할 '제11차 전기본'에도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추가되며 원전 비중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선 문재인정부 시절 백지화한 천지 1~2호(영덕)와 대진 1~2호(삼척) 건설 계획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것은 2015년 7차 기본계획(신한울 3·4호기)이 마지막이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