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 없어" 분석도…러, 덴마크령 페로제도와도 어업 갈등
러, 영국 바렌츠해 어업에 제동…"피시앤드칩스 위협"
러시아가 북극해 일부인 바렌츠해 어업권을 손에 쥐고 영국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가 냉전 시대에도 이어져 온 영국의 바렌츠해 어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각에서는 영국인들이 국민음식 피시앤드칩스(fish&chips)를 못 먹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는 '소련 정부와 영국 및 북아일랜드 정부 간 어업 협정 폐기'에 관한 연방법 초안을 승인하고, 이를 하원(국가두마)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옛 소련과 영국이 1956년 체결한 어업 협정에 따라 영국은 러시아 콜라반도 연안의 바렌츠해 등에서 어획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전역의 피시앤드칩스 상점에서 판매되는 엄청난 양의 대구와 해덕(대구보다 작은 생선)은 전통적으로 이 바다에서 공급된다"며 "작년에만 바렌츠해에서 잡혀 유통된 대구가 56만6천784t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이크 코언 전국어민단체연맹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에 영국 어선이 바렌츠해에서 활동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 영향이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영국이 이 협정에 대한 대가로 아무것도 제공한 게 없기 때문에 협정 파기가 러시아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영국이 도입한 반러시아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바렌츠해 어업 협정 파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국은 2022년 3월 무역 관계에서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거부하고, 보드카, 구리 등 러시아산 수입품에 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인은 약 180만명에 이른다.

한편, 러시아는 페로제도와도 어업 문제로 충돌하고 있다.

덴마크의 해외 자치령인 페로제도는 영국,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섬들이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바르빈 주덴마크 러시아 대사는 최근 페로제도 당국이 러시아 어선의 입항을 막는 차별 조치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맞대응(거울 조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연방 수산청이 페로제도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1977년 페로제도와 체결한 어업 협정에 따라 페로제도가 바렌츠해에서 어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대가로 러시아는 페로제도 해역 어업권과 페로제도 항구에서 어획물을 환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