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유치 목표…한국·일본·EU 등도 협정 지지
칠레, '국제수역 해양생물 보전 협정' 세계 첫 비준
남미 칠레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제수역 해양생물 보전을 위한 협약 당사국에 이름을 올렸다.

칠레 상원은 18일(현지시간)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BBNJ)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협정문 비준에 동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상원은 외교위원회에서 통과된 이 안건을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가결했다고 전했다.

칠레는 앞서 지난해 9월 정부가 협정에 서명한 데 이어 의회가 이번에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함으로써 BBNJ를 비준한 첫 국가가 됐다.

BBNJ 협정은 바다 표면적 3분의 2를 차지하는 국제 공해의 환경과 해양생물 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다자조약이다.

전 세계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해양 보존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며, 해양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이용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각국은 공해와 심해저에 해양보호구역(MPA) 등 보존·보호구역을 설치해 공해에 있는 생물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한다.

또 공해와 심해저에서 모은 해양 유전자원과, 이 유전자원에서 얻은 디지털 염기서열정보(DSI)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체계도 수립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은 15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3월 협정안을 도출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구체적인 협정문을 채택했다.

알베르토 반 클라베렌 칠레 외교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가 해양 보전에 대한 각별한 소명을 갖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라며 "BBNJ는 칠레가 국가 관할권을 넘어선 지역의 글로벌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가 BBNJ 비준에 속도를 낸 건 관련 협약 사무국 유치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분석된다.

칠레 정부는 수도 산티아고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 BBNJ 사무국을 두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한편 BBNJ 협정은 60개국 이상이 서명하면 정식으로 발효된다.

한국은 일본, 유럽연합(EU), 인도, 멕시코 등과 함께 BBNJ 고위급 연합체에 참여하는 등 이 협정을 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