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두 영아 시신 모친, 징역15년 구형
수원 냉장고에서 발견된 두 영아 시신의 친모인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8일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0대 A씨의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A씨는 2018년 11월 출산한 아기와 2019년 11월 출산한 아기 둘 모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자신의 집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남편 B씨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또 임신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께 넷째 자녀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또 2019년 11월에도 다섯째 자녀인 아들을 병원에서 낳은 뒤 병원 근처 골목에서 같은 방식으로 숨지게 했다.

A씨는 아기들의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올해 5월 감사원이 보건복지부를 감사해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 되지 않은 '그림자 아기' 사례를 발견하면서 그의 범행도 드러났다.

검찰은 "신생아 두 명은 꽁꽁 언 채로 죽어있었다"며 "피해자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떠나는 순간까지 냉장고 안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였지만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보듬어야 할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이 아이들(피해 아동들)조차 지킬 수 없다는 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들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질러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인 신문에서 시체를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 "아무 데나 버릴 수 없었고 직접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다"면서 "하루에 몇번씩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다른)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 보면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변론 종결에 앞서 약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정신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그는 범행 당시 우울증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실검증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증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 선고 공판은 내달 8일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