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방문 블링컨 "자치정부 개혁 논의…국가건설 지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만나 자치정부 개혁에 관한 생산적 대화를 나누고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산 방지와 전후 가자지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동을 순방 중인 블링컨 장관은 전날 이스라엘을 거쳐 10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중심도시 라말라에서 아바스 수반과 만났다.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아바스 수반과 자치정부 행정 개혁에 관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도 전후 가자지구 통치와 재건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 온건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스스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위한 가시적인 조처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두 국가 해법'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관되게 유지해온 중동 평화의 원칙이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와중에 미국은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자치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한 데다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한다.

블링컨 장관은 또 가자지구 전쟁 발발과 함께 빈번해진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과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행위로 서안의 상황이 더 불안해졌다면서 서안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스라엘이 동결한 팔레스타인 세수 이전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무역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징수한 뒤 이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이전해주는데 이스라엘 우파 정부는 전쟁 발발 후 이를 중단했다.

튀르키예, 그리스, 카타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을 마친 블링컨 장관은 애초 이번 순방 일정표에 없던 바레인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레인에는 미 해군 5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