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美엑손모빌 자회사서 임대수익 받아 이해충돌"…趙 "정상적 과정 거쳐 임대"
野 "조태용, 음주운전 벌금형에도 외교부서 징계 안 받아"(종합2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외교부 재직 당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으나 징계는 받지 않았다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10일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이 경찰청·외교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지난 1999년 2월 23일 강남구 신사동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1%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조 후보자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고 면허정지 처분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외교부 재직 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당시 외교부 북미1과장이던 조 후보자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이라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국정원을 통해 "경찰에 외교부 공무원 신분임을 밝혔고, 경찰 처분 결과가 외교부에 통보되는 등 정상적인 사후 절차가 이뤄졌다"며 "1999년 당시에는 외교부 내 음주운전 징계 기준이 없어 징계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보위 소속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조 후보자가 미국 정유사 엑손모빌의 자회사로부터 주택 임대수익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이 조 후보자 소유의 용산 자택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엑손모빌 국내 자회사 모빌코리아윤활유 주식회사는 조 후보자 자택에 2017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억2천여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홍 의원은 "사실상 월세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27개월간 월 임대료는 1천200여만원가량 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런 지적에 '중개인을 통해 임대했다'고 해명했으나 임대차 계약서류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홍 의원은 설명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근저당이 설정된 기간 조 후보자는 일본 게이오대 객원 연구원으로 재직했고 배우자와 자녀들은 모두 서울에 거주 중이었다.

조 후보자가 해당 주택 외에 보유한 주택은 없고, 조 후보자 가족의 주민등록표상 거주지도 변경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 의원은 밝혔다.

홍 의원은 "중개인을 통해 임대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대로라면 사실상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살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한덕수 국무총리는 미국 기업인 엑손모빌과 AT&T로부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모토로라부터 같은 방식으로 임대 수익을 올린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한 임대행위가 아니라 전관 또는 고위공무원에 대한 미국 기업의 일종의 관리 수단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조 후보자가 이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이해 충돌 논란을 해소할 수 없는 만큼, 국정원장으로 임명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임대를 줬다.

당시는 공직에서 퇴직한 상태여서 로비의 대상이 아니었고 이해충돌의 소지도 없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음주운전, 임대수익 문제와 함께 조 후보자와 두 아들이 모두 보충역으로 군 복무를 한 것과 조 후보자가 2023년 안보실장 임명 후 8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조 후보자가 보충역 판정의 이유, 증여세 납부 경위를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보위는 11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도덕성과 국가관, 전문성 등을 검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