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 32.7만명 늘었지만...제조업, 3년만에 최대폭 감소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2만명 넘게 늘었다.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80만명 넘게 급증했던 2022년보다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지만 10만명 증가할 것이라는 당초 정부 예상보다는 호조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제조업과 청년층에서는 부진했는데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20년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천명으로 전년보다 32만7천명(1.2%) 늘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저효과 등으로 취업자 수가 1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선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하지만 연령별, 산업별 희비는 엇갈렸다.

산업별로는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4만3천명 줄었다. 2022년 13만5천명 늘어난 뒤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감소 폭은 2020년(-5만3천명) 이후로 가장 컸다. 지난해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화학·전자제품 분야의 취업자가 줄었다.

온라인 거래 등이 많아지면서 도소매업에서도 3만7천명 줄었다. 2018년부터 6년째 감소세다. 부동산업(-1만8천명), 건설업(-9천명) 등도 줄었다.

반면 돌봄 수요의 증가와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이 영향을 미치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14만3천명 늘었다.

대면 활동이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도 11만4천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6만6천명 늘었다. 50대(5만9천명), 30대(5만4천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에서는 9만8천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도 46.5%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취업자 수가 줄어든 데 대해 "인구 감소에 학업의 지속 등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영향이 있었다"며 "다만 인구감소를 고려한 고용률로 보면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두 번째 수준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경제 허리인 40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5만4천명 줄었다.

서 국장은 "제조업은 수출 감소 등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자동차나 의료 등은 늘었지만 전자부품, 화학물질, 전기장비 등에서 줄었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0.7%포인트 상승한 69.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업자 수는 78만7천명으로 4만6천명 줄었다. 실업률은 2.7%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천명으로 13만4천명 감소했다. 이중 '쉬었음'이 7만4천명 늘었다. 60세 이상(5만9천명), 30대(1만3천명), 청년층(1만1천명) 등에서 '쉬었음'이 늘었다.

서 국장은 지난해 경기 부진에도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선 "경기가 고용시장에 미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며 "돌봄 수요 증가, 일상 회복과 관련한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분야 취업자 증가가 전체적으로 (고용지표 개선세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만5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7월 21만1천명에서 10월 34만6천명까지 늘어난 뒤, 11월 27만7천명으로 줄었으나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만명 늘어 2022년 12월(8만6천명)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업자는 94만4천명으로 7만8천명 늘었다. 실업률은 3.3%로 0.3%포인트 올랐다. 2021년 3월 이후 33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기저효과와 함께 12월 공공 일자리 사업 개시와 채용 등으로 구직활동이 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 32.7만명 늘었지만...제조업, 3년만에 최대폭 감소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