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연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작년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따.
LG엔솔, 작년 매출 33조·영업익 2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잠정 실적)했다. 영업이익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 2501억원이 포함됐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 53.7%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넘긴 것은 2020년 12월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일보다 소폭 상승한 41만75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상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전기차시장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이 이어지며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져서다. 이 업체가 예상한 올해 성장률은 27.1%다. 지난해 29%(추정치)보다 낮다. 작년에도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하이브리드카 시장 점유율이 9.7%(11월 기준)로 1년 전 대비 두 배가량 높아졌다.

배터리 제조업계에선 압도적인 수율 경쟁력을 갖춘 몇몇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분간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작년 12월 취임사를 통해 “초격차 제품과 품질 기술력을 확보하고 미래기술과 사업모델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한다. 프리미엄 전기차에 들어가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부터 중저가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품질 및 제조 기술을 고도화한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공정 효율화를 통해 제조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가동할 예정인 인도네시아 현대자동차 합작공장, 미국 테네시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JV) 2기 공장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