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레바논·이란·이라크 등서 긴장 고조에 우려
"미국 정부, 가자전쟁 확대 가능성에 대응계획 작성 중"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이 지역 분쟁으로 확대할 경우에 대비, 대응 계획을 작성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 등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을 또 다른 중동 전쟁에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들에 대한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무력 충돌도 격화하고 있고 홍해에서는 예멘 후티 반군이 계속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며칠 사이 이라크, 레바논, 이란에서 잇따른 공습과 테러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충돌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미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이에 미군은 후티 반군에 반격하기 위한 계획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 관련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에 대응해 가자지구를 공격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해 첫날 오전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홍해 상황과 취할 수 있는 선택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미국이 10여개국과 함께 공동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 회의 결과물 중 하나다.

또 정보 당국자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들이 미국을 상대로 감행할 수 있는 공격이 무엇인지 예측하고 이를 막을 방법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후티 반군이 다음에는 어디를 공격할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이 같은 비상계획 마련에 나선 것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계속 높아져 결국 미국이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확전을 막기 위해 지난 수개월 동안 이란 대리 세력들이 공격을 축소할 수 있도록 설득하라고 이란에 은밀히 촉구해왔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아직 이들 세력이 공격을 줄이기 시작한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향후 며칠 사이 폭력 행위가 급증할 것을 우려했다.

"미국 정부, 가자전쟁 확대 가능성에 대응계획 작성 중"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하마스의 3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 부국장이 공습에 살해됐다.

미국 국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미 현지언론에 확인했다.

이튿날 이란에서는 이란의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뒤이어 4일에는 미국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부로 드론을 날려보내 친이란 무장세력인 하라카트 알누자바 지도자인 무쉬타크 자와드 카짐 알자와리를 제거하면서 긴장 수위는 더 올라가고 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 일각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공식적으로 가자지구 경계를 훨씬 넘어 확대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