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자구안에 '비판 화살'…현금 자산 1조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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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창업주의 사재 출연과 핵심 계열사 매각 등이 빠지면서 난항이 예상되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짚어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어제(3일)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자구안을 제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태영건설이 채권단 설명회에서 내놓은 자구안은 크게 네 가지인데요.
우선 지주사 TY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해 확보한 대금 1,549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고요.
계열사인 에코비트와 블루원 매각을 추진하고, 추가로 블루원 지분과 평택싸이로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한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만 태영그룹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채권단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구순의 나이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윤세영 회장이 직접 참석해 눈물로 호소했지만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하지만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양측은 채무 규모를 산정하는 단계부터 엇갈렸습니다.
태영은 회사의 PF 우발채무 9조5천억원 가운데 분양률이 낮거나 본PF로 넘어가지 않은 2조5천억원 어치만 실질적인 채무라고 주장했고요.
채권단을 비롯한 금융권은 태영의 신용등급이 트리플C,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이상 전부 위험도가 높은 채무라고 봤습니다.
또 태영인더스트리와 블루원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른데 쓰는 등 자구안 약속이 첫날부터 지켜지지 않았고,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알짜 자산 매각과 오너 일가 사재 출연 등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워크아웃을 개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선 오는 11일 열리는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채권자 75%의 동의가 필요한데요.
태영 측이 만족할 만한 자구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개시 자체가 불발되고,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따를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주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나왔을 때 상한가까지 오르던 태영건설 주가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입니다.
DB금융투자는 "일부 선순위 채권사들이 워크아웃에 반대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워크아웃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 계획이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
<앵커>
태영이 얼마나 더 내놓을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 태영그룹이 제시한 자구안 대로라면 에코비트나 블루원 매각 대금 등으로 1조6천억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여기에 태영건설이 투자한 부동산 등을 매각한다 치면 7천억원, 그리고 지난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와 비교해 태영 오너 일가가 출연할 수 있는 사재 규모를 3천억원으로 추산한다면 1조원을 더 내놓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방송법 등 매각에 법적 제약이 따르는 SBS 지분을 빼도 이 정도라는 겁니다.
만일 태영이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새로 제출한 자구안이 받아들여져 워크아웃이 결정될 경우 이르면 5월 채권단 공동관리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워크아웃도 바로 되는 게 아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 절차가 있습니다.
오는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확정되면 4월까지 실제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실사하고, 이걸 기반으로 기업개선계획이 작성됩니다.
어떻게 빚을 갚고, 수익은 또 어떻게 낼 것인지 그런 계획들의 작성을 마치면 4월에 2차 채권자협의회가 또 열립니다.
여기서 기업개선계획이 통과되면 한달 후인 5월에 그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이 체결되고,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채권단이 확인하는 공동관리절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