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23년 40조원 넘게 커진 가운데 152개 상품이 새로 상장됐다. 다양한 상품 출시로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평가와 함께 지나치게 유행에 편승한 상품 출시로 테마·단타 광풍을 부추겼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온다.

작년 美배당 ETF '선방'…2차전지는 혹한기 겪었다
31일 코스콤에 따르면 2023년 출시된 152개 ETF 중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이었다. 이 ETF는 개인 순매수 규모가 6960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3000억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2544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23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은 2023년 자산운용업계 최고 히트상품이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수익률이 -12.7%에 그치고 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15.2%),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46.4%),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53.9%) 등 2차전지 관련 ETF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2023년 상반기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자 유행처럼 출시됐지만 하반기 들어 전기차산업 성장 기대가 낮아지면서 수익률이 악화한 것이다.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한 ETF는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47.8%),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42.7%), ‘SOL 반도체소부장Fn’(40.7%) 등 대부분 반도체 AI 관련 상품이었다. 신한운용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수익률 6.2%)를 내놓으며 미국 배당 관련 ETF 시장을 열었고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 등 대형 운용사가 비슷한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