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조 몰빵했다…개미들 웃고 울린 '이 주식'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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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가도 달리던 2차전지 주가, 고점 대비 반토막
증권가선 2차전지 업체 실적 눈높이 낮춰
"내년 주가 박스권 머무를 것…비중 축소해야"
일각에선 악재 해소돼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란 전망 제시
증권가선 2차전지 업체 실적 눈높이 낮춰
"내년 주가 박스권 머무를 것…비중 축소해야"
일각에선 악재 해소돼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란 전망 제시
올해 증시 최대 화두는 '2차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주 주가에 웃고 울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 열풍이 내년엔 주춤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정책 불확실성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주에 '몰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5조8498억원을 순매도했는데, 2차전지는 2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9위가 2차전지였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포스코홀딩스로, 순매수 금액이 11조3323억원에 육박했다. LG화학(1조9387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02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686억원)이 포스코홀딩스의 뒤를 이었다.
2차전지주의 주가는 올 한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초 10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7월 26일 장중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주가는 64만7000원이다. 상반기 에코프로를 담았던 투자자는 여전히 큰 수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률은 57.9%에 달한다. 그 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대형 2차전지주 주가도 52주 최고가의 절반을 밑돈다.
증권가에선 이들의 주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실적 부진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 8개사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은 올해 초 기준으로 19조2931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16조원대 초반으로 15.2% 낮아졌다. 추정치가 연초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에코프로(1조1441억원→5005억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2529억원→1110억원)로 약 56%씩 감소했다. 또 에코프로비엠(8661억원→4882억원)과 포스코퓨처엠(6552억원→3922억원)의 전망치도 40% 이상 하향 조정됐다.
8개사는 셀 관련 3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양극재 및 음극재 관련 3개사(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분리막 관련 1개사(SK아이이테크놀로지), 리튬 관련 1개사(에코프로)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좁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친환경 정책 향방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정원석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내년 미국 대선 이후 친환경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도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의 경쟁이 심화하며 내년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업황 불확실성을 감안해 주가가 급등하면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이안나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수주 공백,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으로 내년 2차전지 주가 향방을 예상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하반기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우려집단(FEOC) 관련 이슈가 일단락된 점은 2차전지주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2차전지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해외우려집안이란 미국 정부가 중국 자본의 지분율이 25% 이상인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해외우려집단이 제조·조립한 부품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에 중국 배터리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안으로 국내 기업을 선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2차전지주가 상반기까진 조정을 겪겠지만 하반기엔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3대 변수를 고려할 때 내년 배터리 섹터의 주가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꼽은 3대 변수는 전기차 판매량, 정책 변수, 금리다.
김 연구원은 "연말 연초 배터리 섹터의 주가 랠리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4~5월께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주가가 추세적으로 반등할 조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 국면도 끝난 것으로 보여 관련 리스크는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그의 정책이 한국 2차전지 산업의 투자 포인트를 완전히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삼성SDI 등 저평가된 종목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FEOC 수혜 기업, 실리콘 음극재 업체에도 주목했다. 2025년부터 프리미엄 차량에 실리콘 음극재가 채택될 예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투자증권은 관심 종목으로 더블유씨피(WCP), 엔켐, 대주전자재료, 나노신소재, 제이오 등을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최선호주로 포스코퓨처엠, 나노신소재를 제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주에 '몰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서 5조8498억원을 순매도했는데, 2차전지는 2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9위가 2차전지였다.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포스코홀딩스로, 순매수 금액이 11조3323억원에 육박했다. LG화학(1조9387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02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686억원)이 포스코홀딩스의 뒤를 이었다.
2차전지주의 주가는 올 한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초 10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7월 26일 장중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주가는 64만7000원이다. 상반기 에코프로를 담았던 투자자는 여전히 큰 수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률은 57.9%에 달한다. 그 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대형 2차전지주 주가도 52주 최고가의 절반을 밑돈다.
증권가에선 이들의 주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실적 부진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 8개사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은 올해 초 기준으로 19조2931억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16조원대 초반으로 15.2% 낮아졌다. 추정치가 연초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에코프로(1조1441억원→5005억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2529억원→1110억원)로 약 56%씩 감소했다. 또 에코프로비엠(8661억원→4882억원)과 포스코퓨처엠(6552억원→3922억원)의 전망치도 40% 이상 하향 조정됐다.
8개사는 셀 관련 3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양극재 및 음극재 관련 3개사(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분리막 관련 1개사(SK아이이테크놀로지), 리튬 관련 1개사(에코프로)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좁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친환경 정책 향방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정원석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내년 미국 대선 이후 친환경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도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의 경쟁이 심화하며 내년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업황 불확실성을 감안해 주가가 급등하면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이안나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수주 공백,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등으로 내년 2차전지 주가 향방을 예상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하반기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우려집단(FEOC) 관련 이슈가 일단락된 점은 2차전지주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2차전지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해외우려집안이란 미국 정부가 중국 자본의 지분율이 25% 이상인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해외우려집단이 제조·조립한 부품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에 중국 배터리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안으로 국내 기업을 선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2차전지주가 상반기까진 조정을 겪겠지만 하반기엔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3대 변수를 고려할 때 내년 배터리 섹터의 주가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꼽은 3대 변수는 전기차 판매량, 정책 변수, 금리다.
김 연구원은 "연말 연초 배터리 섹터의 주가 랠리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4~5월께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주가가 추세적으로 반등할 조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 국면도 끝난 것으로 보여 관련 리스크는 해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그의 정책이 한국 2차전지 산업의 투자 포인트를 완전히 훼손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삼성SDI 등 저평가된 종목은 투자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FEOC 수혜 기업, 실리콘 음극재 업체에도 주목했다. 2025년부터 프리미엄 차량에 실리콘 음극재가 채택될 예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투자증권은 관심 종목으로 더블유씨피(WCP), 엔켐, 대주전자재료, 나노신소재, 제이오 등을 꼽았다. 유안타증권은 최선호주로 포스코퓨처엠, 나노신소재를 제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