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현직 판사 체포 시도 의혹과 관련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법원행정처는 13일 "야당 대표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현직 판사도 체포 대상이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법권에 대한 직접적이고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다.법원행정처는 "법치국가에서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신속한 사실규명과 엄정한 법적 책임이 따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시 김명수 전 대법원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체포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혹에 대해 "만약 사실이라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중앙일보는 윤석열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조지호 경찰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를 선고한 판사가 체포 대상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조지호 경찰청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3일 '안전 가옥 회동' 당시 윤 대통령이 '종북 세력', '국회 탄핵' 등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고 주장했다.조 청장 변호를 맡은 노정환 변호사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일) 오후 7시 20분에 정확히 5분간 대면했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회 탄핵', '종북 세력' 등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굉장히 결연한 목소리로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한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 가옥으로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계엄군이 장악할 기관을 적어 전달하고, 계엄 선포 후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주요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조 청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종북 세력' 등을 언급했다는 게 조 청장이 노 변호사를 통해 밝힌 정황이다. 노 변호사는 "일방적으로 5분 동안 설명하고 A4 용지를 주고 갔다고 한다. 접수할 기관이 10곳 정도 있었고, 조 청장은 이 용지를 찢어버려서 어느 기관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노 변호사는 "제일 먼저 비상계엄 선포 시간, (기관 목록으로는) 국회가 있었고, 언론사는 MBC와 다른 곳도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여론조사 꽃도 있었다"며 "양식은 국방부 양식으로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22:00'로 표현하는데 국방부는 '2200'으로 쓰기 때문에 문건을 보고 바로 국방부 문건으로 이해했다고 한다"고 했다.앞서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지난 11일 새벽 특별수사단 조사 중 긴급 체포돼 현재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유치 중이며, 이날 구속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윤석열 대통령의 휴대전화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조 청장은 최근 경찰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수사에서 김 전장관이 "좀 더 늦게 비상계엄이 선포될 것 같다"는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조 청장의 진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직접 지시하고 추진 상황을 챙겼다는 점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 대통령이 핵심 측근인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군 외에도 경찰 등 주요 국가기관을 동원한 정황으로도 받아들여진다.윤 대통령은 당일 밤 10시23분께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을 발표했다. 김 전 장관이 조 청장에게 전화를 건 시간은 9시40분께다. 당초 윤 대통령은 밤 10시께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1시께 국회와 MBC 등 기관 10여곳을 접수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