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취소됐다" 대출금 반환받는 수법…경찰, 관련 범죄 추가 수사
'청년 전세대출' 7억원대 사기 조폭 2명 송치…공범 8명 수사(종합)
'청년 전세자금 대출'의 허점을 노려 수억원의 대출금을 빼돌린 뒤 달아난 폭력조직원이 추가로 검거됐다.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A(23)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같은 폭력조직 소속 1명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으며 이들과 범행한 B(24)씨 등 8명을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 1∼2월 전주의 임대인들과 8건의 전세 계약을 맺은 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전월세보증금 7억3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제도는 무주택·무소득 청년을 상대로 특별한 담보 없이 HF 보증 아래 전월세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이 대출금은 건당 1억원 한도로, HF가 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한다.

A씨 등은 전입신고까지 마친 상태에서 임대인에게 "근무지 발령이 취소됐다"고 거짓말해 대출금을 돌려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대출을 신청하면 일부 은행이 임대인에게 대출금을 지급한 뒤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보권 설정을 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이 돈을 인출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범행을 주도한 조폭 2명은 공범들에게 자신들 명의로 대출을 받게 한 뒤 대출금 절반을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공범들은 대부분 급전이 필요한 20대 청년이었다.

대출 규모는 인당 7천만∼1억원이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1천여건의 청년 전세자금 대출 서류를 바탕으로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 대출의 문제점을 HF에 통보해 제도 보완을 요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달아난 조폭을 검거, 조사해 범행 수법과 규모 등을 확인했다"며 "HF 전월세보증금 대출 제도와 관련한 또 다른 범죄가 없는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