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일로 출범 3년을 맞았다. 독립 법인으로서의 연혁은 길지 않지만, 한국 배터리산업의 모태로서 걸어온 역사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1995년 2차전지 독자 개발에 착수해 1998년 국내 최초로 소형 리튬이온전지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였다. 이듬해인 1999년에는 청주공장에 월 100만 셀 생산 라인을 완공했다. 2020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이 탄생했다.

LG엔솔 출범 3년…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수주잔액 500조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제너럴모터스(GM)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기아,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 BMW, 르노닛산 등 글로벌 판매량 상위 10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9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GM과의 북미 3공장 합작, 스텔란티스와의 캐나다 공장 합작 등 굵직한 수주 소식을 연이어 발표한 데 이어 올해도 현대차, 도요타와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 수주 잔액은 올해 10월 기준 500조원을 넘어섰다.

폭넓은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앞선 기술 경쟁력이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등록한 지식재산권(IP) 수는 2만9000여 건. 출원된 특허까지 포함하면 5만여 건에 이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셀뿐 아니라 배터리 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IP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양산하지 않고 있는 신규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도 특허를 대규모로 보유해 경쟁사가 골머리를 앓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용 대형 전지뿐 아니라 소형 전지와 ESS용 전지에 이르기까지 세 개 사업부문을 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배터리 폼팩터(모양)도 원통형과 소형·중대형 파우치 등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뿐 아니라 전자기기, 전동공구 등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부터 사실상 분기마다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올 들어선 3분기까지 이미 매출 25조7441억원, 영업이익 1조8250억원으로 작년 연간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높은 고객 신뢰와 기술력, 제품 경쟁력을 통해 출범 이후 매년 최고 실적을 갱신하며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룩해왔다”며 “탄탄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