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美안보보좌관, 텔아비브서 이스라엘 총리·국방장관과 회담
양국간 이견 드러내…이스라엘 국방 "하마스 격퇴에 수개월 더 필요"
美 "저강도 공세로 전환해야"…이 "하마스 제거까지 계속 싸워"(종합2보)
미국이 이스라엘에 외교안보 수장을 보내 가자지구에서 막대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전면 공세를 더 정밀하고 제한된 규모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 달성에 더 중점을 두면서 두 동맹 간 이견을 다시 노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각각 만나 하마스와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뒤 이스라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고강도 군사작전을 더 정밀하고 제한적인 단계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환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대화가 건설적이었으며 전략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를 두고 양측 간 "넓은 범위의 의견 수렴"이 있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가까운 미래에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가자 주민 수천명이 숨진 전쟁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고강도 전쟁은 각종 살상무기를 동원해 적과 전쟁을 벌이는 것을 일컬으며, 저강도 전쟁은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 대신에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수단으로 싸우는 전쟁 양상을 말한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우리가 가장 바라지 않는 것은 하마스에 앞으로 수주, 수개월간 그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알려주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전환 시한을 제시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수주 안에, 가능하면 연내에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기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美 "저강도 공세로 전환해야"…이 "하마스 제거까지 계속 싸워"(종합2보)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설리번 보좌관에게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절대적인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하마스가 10년 넘게 지하와 지상의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하마스를 격퇴하는 데 수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그들을 무찌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자 최근 이스라엘을 더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 이스라엘의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급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면서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정책 변화를 촉구했지만, 다음날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우리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에도 가자지구를 폭격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역내 위협 요인과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들의 귀환 문제,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지속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갈란트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의 무력 충돌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레바논 접경 지역의 이스라엘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 측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