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업체 화이자 주가가 9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회사가 제시한 내년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아서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급격하게 몸집을 불린 화이자가 다음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 먹구름' 화이자…주가 9년 만에 최저치
13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내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585억~615억달러(약 75조8000억~79조7000억원)로 제시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626억6000만달러, LSEG의 631억7000만달러를 모두 밑돌았다. 화이자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580억~610억달러다. 내년 매출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한 것이다.

화이자는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로 수백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팬데믹이 지나가며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신약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경구용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폰’의 3상 임상시험 및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위장 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임상시험 참가자가 늘어나서다.

화이자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도 2.05~2.2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16달러보다 낮았다. 총 430억달러 규모의 씨젠 인수 관련 금융비용의 영향이다. 이날 화이자 주가는 6.72% 급락한 26.66달러에 마감했다. 약 9년2개월 전인 2014년 10월 20일(26.46달러) 이후 최저치다. 화이자 주가는 올 들어 50%가량 하락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