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으로 위기 처한 군소국가들엔 "사망진단서"
미·영·호주 "COP28 합의문 초안 너무 약해…서명 안 할 것"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은 11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폐회를 하루 앞두고 나온 합의문 초안이 너무 약하다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처한 군소 도서 국가들에 '사망진단서'가 될 합의문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 보언 호주 기후변화 장관은 이날 '엄브렐러 그룹'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엄브렐러 그룹'은 교토의정서 채택 후 구성된 유엔기후변화협약 협상 그룹 가운데 하나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성명은 이날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작성해 공유한 합의문 초안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이라는 문구가 빠지면서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언 장관은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의장국인 사모아의 토레술루술루 세드릭 슈스터 환경장관이 이번 합의문 초안을 "우리의 사망진단서"라고 표현한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 사망진단서에 공동서명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언 장관은 엄브렐러 그룹은 해당 합의문 초안이 너무 약하다고 본다면서 더 강력한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합의문이 화석연료의 미래에 대해 훨씬 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기후 적응 문제를 더 잘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UAE가 이날 작성해 공유한 합의문 초안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가 제안됐으나 석탄, 석유, 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는 빠져 있다.

앞서 이전에 공유됐던 합의문 초안에는 이 문구가 들어 있었다.

올해 COP28에서는 이 문구를 두고 각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폐회 하루 전까지 공동선언문 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