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국회 토론회
"라이더 배달 속도까지 수집하는 플랫폼…알고리즘은 비공개"
일부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의 업무 행태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알고리즘 학습에까지 사용하면서도 배차 기준을 라이더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소속 김병욱 변호사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주최로 열린 '플랫폼의 비밀 알고리즘과 개인정보 열람 청구권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 라이더 4명은 지난 5월 우아한청년들(배민커넥트),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라이더), 쿠팡이츠서비스(쿠팡이츠파트너), 바로고(바로고라이더) 등 4개 주요 배달 플랫폼에 라이더 업무 행태에 관한 개인정보 수집 내역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주요 플랫폼 업체는 라이더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었고, 배민커넥트는 이에 더해 실시간으로 이동 거리와 시간을 비교해 속도까지 분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더가 설정한 배달 수단과 다른 수단으로 배달하는 '어뷰징' 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업체들은 또 배달 라이더의 기본적인 인적 사항이 결합한 형태의 배송기록을 생성·관리하고 있었고, 배송 기록에는 배달 건을 특정할 수 있는 관련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업체들은 배달 라이더의 정보를 알고리즘 학습에도 일부 활용하고 있었다.

요기요라이더는 '배차 알고리즘 학습을 위해 배달 이력을 익명 처리한 후 이용하고 있다'고 회신했고, 배민커넥트도 '익명 처리한 정보를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런 알고리즘을 활용한 배차 기준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플랫폼들은 공통으로 '개인정보와 무관하다' 혹은 '영업 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배달 업무 수행실적에 따라 라이더에게 적용되는 고유의 페널티 적용 기준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각 배달 플랫폼은 유사한 사업 방식을 지니고 있는데도 개별 플랫폼의 필요에 따라 구체적인 수집항목을 다르게 하고 있다"라며 "특정 플랫폼이 필요 이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은 "내게 왜 콜이 안 들어오는지, 왜 자꾸 특정 지역에서만 콜이 뜨는지, 지금 배달료는 왜 3천원도 안 되는지에 대해 라이더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결국 이런 상황에서 라이더는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알고리즘이 어떤 방향으로 설계되는지에 따라 라이더의 보수와 안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노동자는 자신이 생산한 정보도 알 수 없고, 그 정보를 토대로 구축된 알고리즘도 알 수 없다"며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