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감염병 확산세 변수…하향돼도 병원 마스크 착용은 유지 가능성
대응·모니터링 체계 축소, 검사비 등 지원 줄어들 듯
코로나 위기단계 '주의'로 낮아질까…이번주 하향 여부 결정할듯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낮출지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8월말 감염병 등급을 계절성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내린 데 이어 위기 단계 하향 조정을 논의하는 것으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다시 한걸음 더 다가설지 주목된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15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현재 '경계'에서 '주의'로 내릴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인플루엔자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이 전국에서 확산한 데 따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될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심각-경계-주의-관심' 단계로 구성되며, 코로나19의 경우 지난 6월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된 후 유지되고 있다.

'경계'는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의 제한적 전파,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일 때 발령된다.

여기서 한 단계 낮아진 '주의'는 해외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제한적 전파 상황일 때 내려진다.

중대본은 위기 단계 하향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며,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유행 상황과 전문가 의견 등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중대본 관계자는 "위기 단계를 두고 조정과 유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데, 지금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나 다른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위기 경보 단계가 '주의'로 내려가면 보건복지부의 중수본과 질병청의 중대본이 함께 했던 대응체계가 방대본 중심으로 축소되고, 확진자 모니터링 방식도 변화한다.

현 코로나19 양성자 감시체계는 '경계' 단계에서만 유지되고, '주의'로 바뀌면 기존 인플루엔자 표본감시기관 등 호흡기 표본감시체계와 통합돼 관리된다.

고위험군 대상으로 실시하던 코로나19 검사비 지원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위기 경보 단계를 조정하더라도 현재 일부 의료기관에 남아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관계자는 "위기 경보 단계를 유지할지, 하향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만약 하향하더라도 병원급 의료기관과 감염병 취약 시설에 적용되는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고위험군 보호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면서 방역 조치를 완화한 바 있다.

감염병은 신고 시기, 격리 수준에 따라 1∼4급으로 분류되는데, 4급은 이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이번에 위기 경보 단계가 또다시 낮아지면 사실상 엔데믹을 넘어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전망이다.

다만 고위험군은 여전히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전환을 앞뒀을 당시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큰 위협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은 낮지만 아직 완전한 엔데믹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당분간 1년에 한두 번크고 작은 유행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건강한 분들에게는 이제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 수준의 위험도이지만, 고령자, 면역저하자분들에 대한 보호는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